제로보드 - 멍청함의 현명함.

스스로도 제로보드에 데인 적이 몇 번인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게시판 솔루션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제로보드를 추천하곤 합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제로보드에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걸 대체할만한 솔루션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로보드가 오래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추가적인 개발이 더 이상 아루어지지 않고 있어 슬슬 솔루션으로써의 수명이 다해 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체할 만한 솔루션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 레거시 솔루션을 유지하기 위한 웹서버와 데이터베이스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지요.

문제는 위에서도 두번이나 반복했듯이 제로보드를 대체할 솔루션이 '없다'는 겁니다. 분명 혹자는 이런 저런 게시판들이 있으며, 게시판을 만들기도 쉬우며, 스킨이 없다면 스킨 정도는 '만들면' 된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절망적일 정도로,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런 일을 바랄 수 없습니다. 애초에 제로보드의 스킨조차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겐 무리입니다.

제로보드가 인기있었던 점은 모두가 아시는 대로 스킨 때문일 겁니다. 그러면 '어째서 제로보드에는 그렇게 다양한 스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면, 꽤 멍청한 해답이 나옵니다. 근래에 만들어지는 게시판 솔루션들은 군더더기 없는 좋은 구조로 만들어져서인지 스킨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게시판 솔루션 자체의 리퍼런스를 참고하고, 게시판 자체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가지지 않으면 안됩니다. 게시판의 각 부분이 훌륭하게 클래스화 되어 있다면, 자신이 필요한 기능이 어느 클래스에 들어가 있는지 소스를 읽거나, 제작자의 메뉴얼을 읽어야 할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는 스스로 파악하지 않는 한 거의 알 수 없지요. (근래에는 태터툴즈가 대표적입니다. 태터툴즈의 플러그인 이벤트 리퍼런스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멍청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제로보드는 '매우 전통적인' 웹 스크립트 구현방법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스킨 파일에서 게시판에 들어갈 최종 데이터인 'data' 배열에 멋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이 어디 붙어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지식같은건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출력 직전의 데이터 배열에 멋대로 접근해서 멋대로 변경하고, 멋대로 추가한 다음, 출력단을 수정해주면 뭐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제로보드를 이용한 겔러리에서부터 방명록, 일정관리, 예약관리시스템, 텍스트 아카이브, 블로그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멍청한 구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로보드와 스킨에 있어서 이 구조는 대단한 장점입니다.

어째서 요즘 만들어지는, 똑똑하게 설계된 좋은 게시판 솔루션들이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멍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시판이 아무리 적은 서버 자원을 차지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높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방법이 제로보드가 사용하던 전통적이고도 지금에 와서 보면 멍청해 보이는 수준의 확장 방법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이 방법은 지금에 와서 보면 멍청하기 짝이 없는 방법이지만, 난이도 면에서 이에 준하는 방법이 나오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이 레거시 솔루션이 서버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어야 할 겁니다.

제로보드가 오픈소스로 굴러나와 개선되느냐, 아니면 다른 솔루션이 멍청하도고 현명한 확장 방법을 제공하느냐. 어느 한쪽이 실행되지 않는 이상은 지금의 상태가 계속해서 유지되겠지요.

2006/05/01 22:44 2006/05/0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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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Louice Studio Inc. 2006/05/13 10:37x
    제목 : 제로보드 5 개발 안내소식 및 잡담

    [원문 보기] Tatter&Friends 포럼에서 본 내용이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로보드의 5.0 버전 개발 소식이 들려왔네요. 그래서 nzeo 사이트에 가보니 반응은 과연 뜨겁습니다. 답글 | 수정

    제로보드가 커다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도 제로보드의 장점을 살리고, 세상은 더더욱 윤택하게 하는 그러한 방향이 될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 답글: 밀피유 | 2006/05/01 23:05 | 답글 | 수정

    새로운 좋은 보드를 만드는 일은 어렵지만, 제로보드를 계승, 발전시키는 일은 정말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저들 입장에서는 제로보드가 가지고 있던 '멍청하고도 현명한' 장점을 어느 정도라도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만, 태터툴즈가 선택한 일종의 '빅 뱅' 역시 고려해봄직 합니다.

    다만, '빅 뱅'은 이전의 레거시 솔루션이 가지고 있던 장점을 쉽사리 수용하기는 어렵겠지요. 아무쪼록 '멍청하고도 현명한' 좋은 솔루션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 lunamoth | 2006/05/01 23:55 | 답글 | 수정

    구관이 명관이라... 그런 사정이 있었는 줄은 몰랐습니다. 논외로 "홈페이지" 에서 "블로그" 시대로 이전이 다소 정체되는 계기가 된것 같기도 합니다; 아닌가요;;

  • 답글: 밀피유 | 2006/05/02 13:13 | 답글 | 수정

    사실, 블로그의 사전적인 의미를 놓고 생각해본다면, 게시판 체계 역시 일종의 블로그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게시판은 여러 사람이 참여하는 팀 블로그와 비슷한 형태로 볼 수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promise4u | 2006/05/02 12:56 | 답글 | 수정

    그누보드도 나름 괜찮지 않나요..?
    저는 최근에 작업하는 사이트들은 다 그누보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스킨은 부족하긴 합니다;;

  • 답글: 밀피유 | 2006/05/02 13:14 | 답글 | 수정

    확실히, 그누보드는 좋은 보드이지만, 아무래도 제로보드의 스킨을 만드는데 익숙해져서는 스킨을 만들기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스킨 제작에 대한 리퍼런스를 제공한다던지 하면 스킨 제작에 훨씬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건더기 | 2006/05/02 13:44 | 답글 | 수정

    글세말입니다....
    하여간 제로보드는 수준급 '계륵'이라니깐요....

  • 답글: 밀피유 | 2006/05/03 09:52 | 답글 | 수정

    계륵이라고 보기에는 아직도 그정도 되는 솔루션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 daybreaker | 2006/05/03 00:09 | 답글 | 수정

    저와 다른 몇몇 분들이 개발하고 있는 metabbs의 경우가 말씀하신 "멍청하지 않은" 부류지요. 대신 기본 스킨을 여러 형태로 제공하고 매뉴얼을 잘 만들어 제공하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답글: 밀피유 | 2006/05/03 09:54 | 답글 | 수정

    습관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분명 똑똑하게 잘 만들어진 게시판 솔루션도 충분히 쉽게 기능확장을 할 수 있을텐데 여간해서 다른 게시판 솔루션에 제로보드만큼의 확장이 나오지 않는 건, 몇 년 동안에 걸쳐 익숙해진 방식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어느 게시판 솔루션이라도 먼저 똑똑한 방법의 확장 방법을 제시하고, 사용자들에게 잘 알려줄 수 있다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싶어요. metabbs는 tnf 포험에서 이야기를 보고는 나름 기대하고 있어요 :)

  • 답글: daybreaker | 2006/05/04 15:14 | 답글 | 수정

    역시 documentation의 문제지요. 정말이지, python, firefox, fckeditor 등등 꽤나 굵직한 프로젝트가 아니면 매뉴얼이 제대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거든요.
    프로그래밍 하는 사람들이 원래 좀 귀차니스트인 경향이 강해서 그런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P

  • 답글: 밀피유 | 2006/05/04 16:48 | 답글 | 수정

    태터툴즈에도 상당히 아쉬워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나름 TnF에서 여러 분들이 모여 작업을 진행중이신 것으로 알고있습니다만, 플러그인을 만들기 위해 찾아볼 제대로 된 리퍼런스도 없었습니다. 물론 시간을 많이 들여서 하나하나 조사하면 되겠지만, 그정도는 개발하는 쪽에서 조금 신경쓰면 될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RadioStyLe! | 2006/05/03 01:40 | 답글 | 수정

    제로보드라는 php 프로그램 자체를 놓고 본다면, 4.xx 버전이 나왔을 당시만 하더라도 상당히 잘 만든 게시판 프로그램이었습니다. 4.xx 버전이 나온지도 4년이 넘었군요. 지금 놓고 본다면? 그다지 좋은 프로그램은 아닙니다. 제로보드보다 나은 웹 보드도 많이 나왔고, 개인 웹페이지 보다는 블로그 형태의 웹페이지를 선호하는 추세인지라 많은 사람들이 아무래도 블로그 쪽으로 넘어가게 되었구요.
    제로보드 제작자이신 분(자신의 닉인 '제로'를 따 제로보드 라고 만들었지요)께서는 '5.xx 버전을 만들겠다' 라고 이야기는 했지만...사실 제로보드 보다는 먹고 사는 일이 우선이고 결혼도 했고 애도 생겼고 이래저래 바쁜지라 제로보드 차후 버전 출시는 꽤 늦어지는 듯 하군요;;;; (뭐 사정에 대해서는 대강 알고 있습니다-_-;;)
    어찌됐든
    제로보드가 지금도 많은 사용자를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스킨의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킨을 제작하고, 그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제로보드를 사용하고 있다 라고 하셨지만 또다른 이유는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것과,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내용이 사이트인 nzeo.com 상에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 답글: 밀피유 | 2006/05/03 09:56 | 답글 | 수정

    아무래도 지금은 다른 회사에서 일하고 계시기도 하고, 게시판을 계속해서 개발하실 여유는 없으신게 당연한거같아요. 제로보드는 지금에 와서 보면 멍청하고도 현명한 구조인데, 이제는 시간이 많이 지나 낡은 구조가 되어버렸고, 슬슬 뭔가 전환이 필요한 때이지요. 그게 제로보드이거나, 제로보드가 아니거나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지만, 어떤 식으로 전환되느냐는 어떻게 될지 꽤 궁금해져요.

    nzeo 홈페이지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말씀을 보고 생각해보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 만들어진 리퍼런스도 제로보드의 강력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RadioStyLe! | 2006/05/03 01:41 | 답글 | 수정

    사실 홈페이지 리뉴얼 한다고 한 것도 벌써 2년이 넘어 3년이 다 되어가는데 워낙 바쁘신지라-_-;; 리뉴얼도 못하고 계십니다;;

  • 답글: 밀피유 | 2006/05/03 09:57 | 답글 | 수정

    아마 지금은 꽤 멋진 회사에서 일하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올해 안에 굉장한걸 만들어낼 회사인데, 그 굉장한게 만들어지고 나면 아주 조금이나마 한가해지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

  • promise4u | 2006/05/03 13:24 | 답글 | 수정

    아 맞다.. 그곳에 계시지요 +_+

  • 답글: 밀피유 | 2006/05/03 18:40 | 답글 | 수정

    넵 :) 그래서 굉장히 바쁘신게 아닌가 싶어요.

  • Adios | 2006/05/04 13:35 | 답글 | 수정

    개인적인 입장에서, DQ스킨이 없었다면 제로보드는 오래전에 퇴출시켰을듯... (먼산)

  • 답글: 밀피유 | 2006/05/04 16:54 | 답글 | 수정

    그,게 없었더라면 이미지 처리 스킬이 2000%는 상승했을걸요.

답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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