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05 16:36
146번 파란버스의 혼잡도 개선 방안.
가끔 일어나는 일입니다. 퇴근 시간에 146번 버스를 타고 집에 오다 보면, 가끔 정류장마다 굉-장한 수의 승객들이 기다리고 있어 버스 안이 터지기 직전까지 갑니다. 매 정류장마다 승객들이 버스에 올라 타기 위해 버스에 달려들어 정차시간이 늘어나고, 계속해서 버스는 지연됩니다. 뒤따라 오는 버스들도 시간 간격을 맞추기 위해 계속해서 늦게 따라 오다가, 어느 순간 도저히 안되겠단 순간이 오면 사람이 가득 차 있는 앞차를 앞질러버립니다. 승객은 승객들대로 사람이 가득 찬 버스 안에서 한시간 남짓을 달려야 하고, 기사는 기사대로 문에 사람 끼이지 않도록 신경도 써야 하고, 안 보이는 백미러를 보기 위해 승객더러 소리질러야 하고, 버스 늦는다고 회사에 전화는 오고, 정류장에서 기다리는 승객들은 추위에 덜덜 떨어 고생이고, 이래저래 힘들지 않은 사람이 없군요. 어제 퇴근 시간에도 그랬습니다. 아. 출근 시간도 마찬가지라는 모양이지만, 출근시간에는 무서워서 도저히 버스를 탈 수가 없더군요.
146번 버스는 사실, 이용객이 엄청나게 많은 노선은 아닙니다. 이용객이 많지 않은데도 이상하게 가끔씩 사람이 미어 터지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되는 주말 저녁에 사람이 밀리는 현상이라면 승객들이 예측할 수 있으니까 그 시간을 피하면 그만이지만, 승객들이나 기사들 입장에서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갑자기 버스 한 대에 수많은 승객이 들이닥치면 도로가 텅 비었는데도 몇십분씩 지연되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래서 다행히도 자리에 앉아 사람으로 가득한 버스와, 불만을 토로하는 승객, 백미러가 안 보여 소리를 질러대는 기사의 삼중주를 바라보며 이 상황을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 생각해봤습니다.
146번 버스만 그런 건 아니겠지만, 이 버스는 다른 노선에 비해 반복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 버스는 노원구 상계동에서 출발해 강남역 사거리까지 제법 먼 길을 오는데, 이 버스의 승객들이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끝에서 끝까지' 가는 승객들이 많다는 겁니다. 끝에서 끝까지 가는 승객들이 많기 때문에 중간에 사람이 많이 타건 말건 버스가 한 번 밀리기 시작하면 종점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지독하게 밀리는 거죠. 또, 146번 버스 승객은 의외로 영동대교만 건너자마자 내리는 사람과, 영동대교 건너자마자 타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입니다.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이런 경우를 해소하는 방법엔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 끝에서 끝까지 안 가는 승객들이 파란 버스 대신에 녹색 버스를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상당수 승객들이 파란 버스 대신에 녹색 버스를 타고도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을 파란 버스를 타고 이동해버립니다.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라기보다는 녹색 버스보다 파란 버스가 먼저 오기 때문에 같은 노선을 갈 거라면 먼저 오는 버스를 타는 쪽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파란 버스, 특히 146번 버스처럼 '끝에서 끝까지 가는' 승객들이 많아 버스 안이 처음부터 끝까지 혼잡한 버스는 가급적 녹색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을 이동하는 승객들이 이용하지 않드록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파란 버스 요금을 900원으로 100원 인상한다면, 녹색 버스 요금은 600원이나 700원 정도로 인하해서 가급적 녹색 버스를 이용해도 되는 승객들이 파란 버스를 이용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둘째로 현재 구역 별로 지정되어 있는 녹색 버스의 노선을 구역 별로 지정하는 대신, 구역에서 이동하는 승객의 동선에 따라 탄력있게 설정해야 합니다. 녹색 버스 이용을 기피하는 승객 중 상당수는 파란 버스로는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구간을 녹색 버스를 이용하면 환승해야 하는 것을 불편하게 여기는데, 승객들의 동선을 고려해 두 구역 이상을 운행하는 녹색 버스 노선을 만들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빨간 버스가 운행하는 광역 노선과 비슷한 용도로, 급행 파란버스를 만드는 방법도 있습니다. 급행 파란 버스는 끝에서 끝까지 이동하는 승객들이 많은 노선에 한정해서, 승객들이 많이 타고 내리는 주요 거점에서만 정차하는 버스입니다. 일부 역을 건너뛰는 지하철의 급행 열차와 같은 개념입니다. 상계동에서 출발하는 급행 파란 버스는 노원구, 중랑구, 성동구, 광진구, 영동대교, 강남구의 각 거점의 어느 한 지점에서만 정차하도록 해서 끝에서 끝까지 가는 승객들만 빨리 쓸어담아 이동시킵니다. 대신, 끝에서 끝까지 가지 않는 승객들은 일반 146번 버스를 이용해 끝에서 끝까지 가는 승객들과, 그렇지 않은 승객들을 분리합니다. 빨간 버스와 용도가 중복되는 부분이 있으나, 승객들이 아주 많은 편이 아닌데도 승객의 특성상 지속적으로 혼잡한 구간에서는 사용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길은 뚫려있지만 버스는 느릿느릿.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