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PC와 홈 네트워크.

홈 네트워크를 광고하는 걸 보면 막 예쁘게 생긴 언니가 파티복같은걸 입고 빙긋 웃으며 PDA같은걸 조작하면 집안에선 막 보일러가 켜지고 청소가 되고 그런 걸로 묘사되어 있지만, 사실은 그냥 뒤에 랜포트가 달린 가전기기나, 무선랜을 지원하는 기기들을 집안에 모아놓으면 그걸로 홈네트워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미 집안에 공유기 하나 정도 들여놓고, 네트워크를 사용하는 장비 - PC나 게임용 콘솔 따위 - 를 사용하고 있다면 이미 홈 네트워크에 발을 들여놓고 살고 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홈 네트워크가 발전할 거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현재 PC의 발전 추세가 '탈 PC화'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PC 하나로 뭐든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는 PC로 처리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큰 일이나, 굳이 PC로 할 필요 없는 일들을 PC가 아닌 다른 기기로 처리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사실 PC에서 게임도 하고 동영상도 보고 사진도 편집하고 이메일도 보내고 가전기기도 조작하고 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PC에 강력한 그래픽 카드와 CPU에 DVD 드라이브도 달고, 램도 왕창 달고 게임을 위한 입력장치도 주렁주렁 달아야 합니다. PC가 무슨 문어발도 아니고, 관리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수많은 장비가 주렁주렁 매달려 곤란한 PC로부터 굳이 PC로 처리할 필요 없는 일을 뜯어내 독립된 장비로 처리하도록 하는 경향이 생겨났고, 이러한 움직임은 점점 더 가속되고 있습니다. PC에서 게임 기능을 뜯어내 PC와 유사한 아키텍처로 돌아가는 게임 전용 콘솔에서 돌리고, 동영상 재생 기능을 뜯어다가 뒤에 랜포트도 달려있고, DVD 플레이도 되는 전용 동영상 플레이어에서 돌립니다. 사진 편집은 PC 앞에 앉아서 하겠지만, 사진이나 게임, 동영상 따위를 저장하는데는 저장만을 담당하는 장비를 사용합니다. 이걸로 PC를 엄청나게 강력하게 만들 필요도 없고, 개개인의 PC 사용에 대한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장비들은 PC와는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공통적으로 네트워크와 스토리지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들을 하나로 묶어줄 네트워크가 필요하게 되고, 이런 장비들이 네트워크에 묶여 있으면 일괄적으로 조작하는 것도 간단히 가능해집니다. 이제 남은 건 과거의 가전제품을 개선해 뒤에 랜포트를 달고 랜선을 꽂으면 됩니다. 아니면 무선네트워크에 대응시키면 되겠군요.

몇년 전만 해도 네트워크에 대응되는 스토리지나, PC가 하는 일의 일부를 대신 처리하면서도 PC와 연결되어 사용하는 장비는 IDC에나 들여놓을법한 굉장한 가격과 성능을 자랑하는 것들 뿐이었지만, 이 기기들이 슬슬 앤드유저까지 내려오면서 성능도 적당해지고, 집안에 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홈 네트워크란 것이 그렇게 멀리 있진 않다는 생각입니다.

2007/01/09 20:13 2007/01/09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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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 외계인 | 2007/01/10 01:53 | 답글 | 수정

    그런 얘기는 하도 오래되서 언젠간 되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속으로는 '나 죽고 될꺼 같은데 생각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도 해요.

  • 답글: Milfy | 2007/01/11 00:36 | 답글 | 수정

    의외로 아무렇지도 않게 이미 활용하고 있어서 잘 못 느끼는 걸지도 몰라요.

  • 개발자 | 2007/02/05 10:18 | 답글 | 수정

    대학생인 저도 지금 지능형 홈 프로젝트 수행 중 인데요
    홈네트워크 별거 있습니까
    자바나 C 혹은 HTML로 서버 구축해서 모터를 돌리거나 LED 깜빡이게 하고 LCD에 글자 뜨게하면 그게 홈네트워크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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