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갈까.

얼마 전에 회사에서 밥을 먹다가 나눈 이야기. 시장에 나오는 게임들을 보면 분명 적지 않은 사람들이 게임을 만들고 있고, 게임이 만들어져 온 역사를 생각해 봐도 꽤 많은 개발자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처음으로 MMORPG가 만들어진지도 10년이 넘어가고, 지금까지 살아남아 있는 회사들 중에서도 문 연지 10년이 넘어가는 회사들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면, 분명 나이가 꽤 있는 '개발자'도 어딘가 있어야 정상일텐데, 어째서인지 나이가 꽤 있는 개발자를 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그 개발자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가 밥 먹는 동안 나눈 이야기의 화제였는데, 경력이 쌓여서 팀장이 되는 정도를 생각해볼 수 있지만 말단에 있던 모든 개발자들이 다같이 손잡고 팀장이 되었을 리는 없기 때문에 이 개발자들이 어디로 사라졌을지에 대한 의문은 커져 갔습니다. 일단, 시장이 커졌고, 개발사들도 늘어났기 때문에 이전에 개발을 하던 사람들이  모두 손잡고 팀장급이 되었다고 해도 그 아래로 들어갈 충분한 수의 개발자들과 프로젝트가 있을 거라는 가설이 나왔습니다. 나름 그럴듯하고, 그렇게 믿고 싶은 가설입니다.

그런데, 개발자가 팀장쯤 되고 나면 사실상의 관리직이라 개발자라고 부르기 애매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관리자 입장에서 개발을 할라 치면 관리가 울고, 관리를 할라 치면 개발에 집중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헌데, 외국에는 나이 마흔줄은 되어 보이는 늙수레한 아저씨들이 여전히 기획서를 만들고 데이터를 만들고 다른 팀과 말단 회의를 하는 모습들을 어쩌다 보게 됩니다. 경력이 십 몇년은 간단히 될 것 처럼 보이는 아저씨, 아줌마들은 신입 보조기획자와 마찬가지의 일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결과물의 수준에 상당한 차이가 나지 않을까요.

하지만 주변을 웬만큼 둘러봐도 경력이 꽤 쌓인 다음에도 여전히 개발을 하는 사람은 정말 드뭅니다. 그러면, 이 개발자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요. 아니면 어디로 갈까요.
2007/04/17 21:28 2007/04/17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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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irrti | 2007/04/18 04:17 | 답글 | 수정

    그 개발자들은 삼겹살집을 차렸습니다. ;)

  • 답글: Milfy | 2007/04/29 16:13 | 답글 | 수정

    가슴에 꽂히는 답변이네요. 퇴직금의 중요성이 부각된다고 할까요. ;

  • j5id | 2007/04/18 04:41 | 답글 | 수정

    이공계의 우울한 현실을 보여주네요.

  • 답글: Milfy | 2007/04/29 16:13 | 답글 | 수정

    사실 요샌 '100년 된 직업'이 아니면 나이먹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드문 것이 사실이지만, 어떤 직업들은 20~30대가 지나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들이 많더라구요. 게임 개발도 그중 하나구요.

  • 왕멀 | 2007/04/18 14:57 | 답글 | 수정

    제가 다니는 회사는 나이많은 개발자가 꽤 있는 편이랍니다. 관리자가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아직 하고 있는 중이죠. 분명 어딘가에는 모두 숨어서 일을 하고 있는 중일거예요.

  • 답글: Milfy | 2007/04/29 16:14 | 답글 | 수정

    워해머 온라인의 개발 동영상을 보다가, 40줄은 넘어보이는 늙수레한 아저씨가 히히덕거리며[!?] 기획작업을 하는 걸 보고 '아 정말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jalnaga | 2007/04/18 15:37 | 답글 | 수정

    여긴 나이 40인 아주 훌륭한 AD께서 계십니다. 정말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개발에 관한 소소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인생상담까지 정말 그래픽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훌륭히 해주시고 계시죠. -.-b

  • 답글: Milfy | 2007/04/29 16:15 | 답글 | 수정

    멋집니다. ㅜ_ㅜ 의지할 만한 분이 같은 팀에 계신 건, 정말 중요하다는걸 자주 느낍니다.

  • MIRiyA2.0 | 2007/04/19 14:29 | 답글 | 수정

    중요한 고민이네요.

  • 답글: Milfy | 2007/04/29 16:16 | 답글 | 수정

    전직을 해서 게임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여러 가지를 고민하게 만들더라구요.

  • 나루터 | 2007/04/26 06:36 | 답글 | 수정

    갑자기 그 많던 싱아가 생각나네요....

  • 답글: Milfy | 2007/04/29 16:17 | 답글 | 수정

    ㅇㅇ; 싱아가 뭔가요 ;;

  • 답글: MAGO | 2007/04/30 09:15 | 답글 | 수정

    비슷한 제목의 박완서님 자전소설입니다.
    싱아는... 찔레꽃의 줄기부분 말하는 사투리같은 느낌이였는데... 너무나 예전에 읽어던 책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네요.

  • 준서아빠 | 2007/04/29 00:21 | 답글 | 수정

    저희 회사에도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많이, 실제로 개발과 코딩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많이 생각 해 볼 이슈네요.

  • 답글: Milfy | 2007/04/29 16:19 | 답글 | 수정

    나이 먹어서도 개발을 계속하면 전문성 같은 걸로도 상대가 안될텐데 ..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 들어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점을 점점 더 느끼게 되어서요. =_=

  • 미친병아리 | 2007/04/29 18:02 | 답글 | 수정

    정말 궁금합니다.. 저희 회사에도 저보다 나이 드신 분이 2분 계시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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