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

서버 동네에서는 가상화가 이슈가 되고 있나봅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니 일단 미션 크리티컬하지 않은 서버를 우선 대상으로 해서 서버를 가상화했을 때, 서버를 운용하기 위한 물리적인 자원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합니다. 기계 여러 대를 한 기계 안에 집어넣고 돌리는거니까, IDC 비용이나 전기요금, 장비 구입 비용 같은걸 아낄 수 있겠지요. 거기에 기계가 여러대라면 서버 안에 들어가는 장비를 교체할래도 여러 사람이 달라붙어야 점검 시간 안에 작업을 끝낼 수 있겠지만 가상화로 물리적인 기계 수가 줄어들면 그냥 한명이 노닥노닥 해도 점검시간 안에 안전하게 작업을 끝낼 수도 있을 겁니다. 또, 가상화는 이미 서비스가 진행 중인 서버를 확장할 때도 비교적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기도 합니다.

집에서는 가상 OS를 모래상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무료로 배포하고 있는 VirtualPC 를 사용해 안에 윈도우를 깔고, 평소에 호스트 PC에서 하기 꺼려하는 일들을 합니다. 몇 개의 은행에서 인터넷 뱅킹을 하기 위해서는 똑같은 역할을 하는 수많은 회사의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하는데, 이걸 호스트 PC에서 하기엔 좀 껄끄러운 구석이 있습니다. 악명 높은 몇몇 보안프로그램들은 부팅을 불가능하게 만들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충돌해서 뻗어버리기 일쑤입니다. 이런 불안한 상황을 호스트 PC에 만들고 싶진 않기 때문에, 가상 PC 안에서 작업합니다. 인터넷 뱅킹 전용으로 만들어둔 가상 PC 안에는 브라우저 이외엔 아무것도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트로이나, 키로깅 같은 위험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또, 혹시나 보안프로그램이 맛이 가서 부팅이 불가능해져도 그냥 초기 세팅한 파일로 되돌리면 그만입니다. OS 재설치하는데 1분도 안걸립니다.

마이크로소프트에서 나오는 서버 제품을 테스트해보는 중입니다. 가끔 이런 상상을 해봤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프로젝트를 잘 파악해 개발팀 내외의 여러 사람들과 일정을 잘 조율해 프로젝트에 입력해 놓으면 각 작업 단위에 해당하는 팀이 이 일정에 달려들어 세부 일정을 입력하고, 입력이 끝나 관리자의 허가가 떨어지면 프로젝트에 입력된 담당자들의 아웃룩 작업목록에 작업이 등록되고, 작업을 진행해서 결과 파일을 공유 서버에 올려놓고 아웃룩에서 작업이 완료되었음을 체크하면 알아서 프로젝트에 반영이 되고, 이 상황은 주간 보고나 월간 보고에서 쓸 자료 정도는 메뉴 하나 눌러서 바로 출력해서 들고가거나 즉시 메일에 첨부해서 경영진들에게 보내는 그런 상황 말입니다.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비슷한 것을 할 수 있다고 광고하는 솔루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쉐어 포인트 서버 트라이얼 버전을 받아다가 테스트를 해 보기로 했습니다. 개발사에서 배포하는 청사진은 실제 적용 상태와 꽤 다른 경우가 많아서, 직접 돌려보고 사용자들의 리뷰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마이크로소프트 서버 제품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다른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일단 OS로 윈도우 서버가 필요하고,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는 제품이라면 마이크로소프트 SQL 서버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뭔가 코드를 입력해서 개발하도록 만들어진 도구가 들어있다면 비주얼 스튜디오가 있어야 합니다. 쉐어 포인트 서버는 윈도우 서버, SQL 서버, 오피스, 비주얼 스튜디오, IIS가 돌아가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제품 구성이야 그렇다 치지만, 단 하나 마음에 안드는 건, 이것들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설치하는데만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거기에 테스트할 장비도 없는 상황이라면 뭐 이도저도 못하게 되는데요, 검색을 하다가 재미있는걸 찾았습니다. 언제부터 그러기 시작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마이크로소프트 서버 제품의 상당수는 VirtualPC 파일로 제공되고 있었습니다. 쉐어 포인트 서버는 위에 이야기한 제품의 세팅이 끝난 상태로 제공되고, 윈도우 서버 트라이얼은 웹 서비스를 즉시 시작할 수 있는 상태로 설정이 완료된 채로 제공됩니다. 사용자가 할 일은 그냥 저 파일을 다운로드한 다음, VirtualPC에 등록하고 시작하면 됩니다. 다운로드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하지만, 다운로드만 끝나면 바로 작업을 시작할 수 있고, 테스트에 추가 장비도 필요없습니다. 나중에, 실제로 이 솔루션을 사용하게 된다면, 라이센스를 활성화해 그냥 사용하던 대로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고, 서버를 확장하려면 이 파일을 새 장비에 옮겨놓고 켜기만 하면 됩니다.

누가 생각했는지 몰라도 정말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다운로드하는데 1시간 정도를 썼는데, 그 후에는 즉시 설정을 바꿔 내부 네트워크에 물려 놓고 몇 분만에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쉐어 포인트 서버가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서버 테스트 환경이 이정도로 편리해질 수도 있다는 점이 인상깊었습니다.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2007/08/04 14:15 2007/08/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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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 Rica | 2007/08/04 17:45 | 답글 | 수정

    OS부터 시작해서 온갖 기반 프로그램과 개발환경을 다 만드는 마이크로소프트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만 어쨌거나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VirtualPC를 사버렸을 때 '저걸 어디 쓰려고..' 하고 의아하게 생각했었는데, 이런 곳에 사용할 수 있었군요.

  • 답글: Milfy | 2007/08/05 17:32 | 답글 | 수정

    이것 저것 설치하려면 오늘 하루는 다 보내겠구나 싶었는데, 결국 순식간에 준비해놓고 영화보러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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