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4 22:32
아이튠즈 스토어
다들 아시다시피, 디지털 음원을 구입할 수 있는 아이튠즈 스토어는 한국에서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아이튠즈 스토어에 의존하는 아이튠즈의 몇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튠즈 스토어에는 관심 끊고 있었는데, 아이팟 터치에서는 초기화면 구석에 아이튠즈 스토어가 달려 있어서 가끔 눈길이 갑니다. 아이튠즈 스토어를 실행하면 음원을 검색해볼 수도 있고, 음원의 일부를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국내에도 여럿 있지만, 제게는 거의 쓸모가 없었습니다. 음원을 판매하는 업체 역시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잘 팔리는 음원 위주로 진열되어 있고, 잘 팔리지 않는 음원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일쑤입니다.
덕분에 보통 사람들, 설명하자면, 텔레비전도 보고, 요즘 유행하는 연예인이나 가수가 누군지도 알고, 광고에 나오는 웬만한 사람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는 사람 정도의 취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취향의 음악을 온라인 음원 업체에서 구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또 그렇잖아도 mp3p 몇개 되지도 않는데 서로 음반 업체의 DRM을 지원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것에 따라 자신의 기기에서 재생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음악을 천년만년 PC에서 들을 것도 아닌데 이런 제한이 걸린 음원을 사느니 어떻게든 시디를 구입하는게 더 나은 선택입니다. 리핑하기는 귀찮지만요. 여튼 이런 이유로 국내 음원 판매 사이트를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찾는 음원은 찾는 족족 나타나질 않았고, 재생을 위해 별 소프트웨어를 다 설치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빈둥거리다가 문득 아이팟 터치 초기화면에 있던 아이튠즈 스토어를 눌러봤습니다. 옆에 가격이 달러로 적혀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신용카드 등록하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카드의 국적에서 걸리더군요. [......] 근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PC에서 아이튠즈는 워낙 사용하기 더럽게 돌아가기 때문에 최소한의 음원 전송 작업만 하고 즉시 꺼버립니다. 인간적으로 너무 무겁거든요. 그래서 아이튠즈 스토어를 구경할 일도 없었는데, 아이팟 터치에서 아이튠즈 스토어는 동시에 많은 엘범을 구경할 수는 없지만 부드럽고 빠르게 돌아갑니다. 음원을 검색할 수도 있고,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취향에서 꽤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음원들도 꽤 찾을 수 있습니다.
빈둥거리며 바깥에 쭈그리고 앉아 음원을 검색해 자켓을 구경하고, 샘플을 들어보는 건 꽤 재미나는 일이었습니다. PC용 아이튠즈에서 이러고 있었다면 화병으로 죽어버렸을 테지만, 꽤 잘 돌아가는데다가 샘플도 비교적 잘 나오고, 샘플을 검색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음반 가게에서 청음할 수 없는 음반을 앞에 놓고 침만 꼴깍꼴깍 삼키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랄까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아이튠즈 스토어가 한국에 들어와서 잘 될것 같지는 않지만, 이정도로 쾌적하게 음원을 구경하고 듣고 할 수 있다면 저는 꽤 호의적입니다. 물론, 여전히 PC용 아이튠즈로 음원을 구입하는 일 같은건 없겠지만요. :(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