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비스타

나온지가 언제인데 이제서야 이런 이야기를 하면 뒷북도 대단한 뒷북이긴 하지만, 주말에 비스타로 갈아탔습니다. 새 운영체제를 설치해서 팔던 PC들이 도로 윈도우 XP로 돌아간다고도 하고, 호환성 문제나 속도로도 말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괜찮아 보이고, 비스타의 새 인터페이스나 몇 가지 기능들이 마음에 들어 비스타로 갈아타게 됐습니다. 마지막으로 컴퓨터에 뭘 붙여본지 2년쯤 지나서인지 특별히 따로 설치해줘야 하는 드라이버도 없이 비스타에 포함된 드라이버들만으로 웬만한 장치들은 다 자동으로 설정됐습니다. 아직 핸드폰을 꽂아도 인식이 안되는데, 이거만 따로 설치해주면 될 것 같습니다.

explorer

가장 긴장한 것은 '얼마나 느릴까'였습니다. 비스타를 설치해서 스던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굉장히 무거워서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는 사용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최근에 콜 오브 듀티 4를 2년전 그래픽카드로 돌리다가 '이건 좀 아니다' 싶어서 그래픽카드를 바꿀 계획은 있었지만, 다른건 아직 계획이 없기 때문에, 사람들 말대로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느리면 어쩌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첫인상은 듣던 것과는 전혀 달랐습니다.

일단 윈도우 XP와 비교해서 반응이 빠릅니다. 웬만큼 무거운 프로그램이 뒤에서 돌아가건 말건 작업표시줄이나 시작메뉴, 미리보기 같은 것들이 누르면 바로바로 튀어나옵니다. 작업표시줄에 마우스를 갖다 대면 프로그램의 섬네일이 나오는데, 스크린샷으로 볼 때는 '저거 얼마나 느릴까' 했지만 아무 신경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사양은 2년전 그대로지만 체감 속도는 윈도우 XP보다 훨씬 빠릅니다. :)

제어판이 와장창 변해서 애먹었습니다. 윈도우 XP에서 도입된 제어판의 카테고리식 분류는 영 적응이 안돼서 클래식 보기로 버텼는데, 이제는 아이콘 이름들도 바뀌어서 클래식 보기를 해도 뭐가 어디에 있는지 잘 알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참에 카테고리 보기에 적응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전에 한 대화상자에 묶여 있던 기능들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서 설정을 바꾸는데 처음엔 좀 헤맸습니다. 다행인 건 검색 기능이 꽤 잘 돌아가서 메뉴에 포함되어 있을 것 같은 글자를 입력하면 바로바로 메뉴를 찾아줘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시작메뉴가 웬만하면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식으로 바뀌어 꽤 편합니다. 시작메뉴에 등록되는 프로그램마다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등록됩니다. 어느건 '회사이름/프로그램이름'으로, 어느건 '프로그램이름/버전' 등으로 제멋대로인 데다가 자잘한 프로그램들도 모두 한 디렉토리에 설치되기 때문에 화면 위아래를 가득 채우는 걸로 모자라 2단으로 펼쳐지는 시작메뉴는 적당히 관리해주지 않으면 프로그램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새 시작메뉴에서는 프로그램 그룹에 프로그램이 늘어나도 수용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었고, 검색이 잘 돼서 프로그램 그룹이 어떻게 되건 말건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기가 편해졌습니다. 시작메뉴를 적당하게 관리하는 것도 나름 스트레스였는데,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UAC는 예상 대로 무지무지무지무지 불편하고 무지무지무지무지 멍청해 보이는 방법이긴 한데, 써보니 윈도우 입장에서 사용자 권한 제한에 최대한 타협할 수 있는 선이 이정도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로부터 관리자 권한을 뺏는게 최고인데, 기존의 윈도우는 대체로 그렇지 못했습니다. 유닉스 계열 운영체제들이 비교적 보안에 덜 취약한 건 사용자 권한 제어로부터 시작하는 건데, 윈도우는 이제서야 첫발을 뗀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원하는 목적을 이루긴 했지만, 관리자 권한이 필요한 프로그램을 실행하려면 상당히 귀찮습니다.

업그레이드 없이 상당히 빠르게 돌아갈 뿐 아니라 여기저기 바뀐 인터페이스가 생각보다 편해 전체적으로 XP보다 낫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윈도우 XP에서도 안 돌아가는 프로그램 없고 할일 다 잘 하고 있었지만, 새로 변경된 인터페이스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개념을 몇 가지 고쳐 사용이 꽤 편리해진 부분들은 윈도우 비스타로 바꾸는 걸 검토하기엔 충분합니다. :)

2007/11/18 23:18 2007/11/1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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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 NAIN | 2007/11/19 12:10 | 답글 | 수정

    비스타 기본테마는 에어로 글래스 테마가 아니기 때문이겠지.
    사람들이 느리다 라고 평하는 것은 전부 에어로 글래스 테마를 사용하고서 이야기 하는거라 에어로 글래스 테마가 아니면 메모리 1G로 사용할때도 '테마때문에 반응이 느리다'라는걸 그리 느끼지 못했으니까.
    이쪽은 아직도 클래시컬한 테마화면을 좋아하기때문에 XP에서 모든 테마를 끄고 쓰는데 불만이 없어서, 비스타로 이동을 생각조차 하고 있지 않지.

  • 답글: OpenID LogoMilfy | 2007/11/19 23:39 | 답글 | 수정

    난 또 에어로란 테마가 따로 있는줄 알았는데 기본 설정이 에어로 테마더만. =_= 에어로테마 하나도 안느려 ;;; 윈도우 XP때 쓰던 윈도우 고전 테마에 효과 끈거만큼 빠른데 ;;

  • ASa* | 2007/11/19 17:19 | 답글 | 수정

    저는 비스타로 갈아탄지 거의 9~10개월정도 되는거 같아요 이제는 완전히 익숙해서인지 다른사람들이 호환이 어쩌네 하며 씹어대도 너무나도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말씀하신대로 메뉴검색이라던지 폴더를 열었을때 오른쪽 검색에 그냥 글자치는대로 바로바로 나오니까 매우 편해요 UAC 귀찮은건 공감 ;ㅅ;게다가 카스퍼스키..까지 깔아서 옵션을 설정해주지 않으면 귀찮아짐이 4제곱 ;

  • 답글: OpenID LogoMilfy | 2007/11/19 23:40 | 답글 | 수정

    UAC는 root 권한 끌어다 쓰는거랑 비슷해서 그럭저럭 쓸만하지만, 좀 더 깔끔한 방법은 없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호환성 문제는 아직까진 못 만났고, UI가 상당히 편해져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

  • solette | 2007/11/20 12:20 | 답글 | 수정

    빠르다니 한번 써보고 싶기도 한데, 노트북의 사양이 워낙 떨어지는데다가... 무엇보다도 윈도우 뒤엎고 다시 깔기가 귀찮아서요...;;;

    사실 주위에서 불평은 많이 들어봤습니다만, 직접 써보기전에는 뭐라하는 것은 안좋을 것 같아서 일단 '한번 써봐야지' 싶기는 한데 기회가 생길지 모르겠네요.

    ps. UAC의 경우 원래 비관리자이면서 가끔 관리자로 들어가는 OS X등과의 비교는 힘들겠지만, 그래도 보안을 위해서라면 꼭 필요한 수순이 아닐까 싶습니다. 동생이랑 부모님이 쓰시는 PC는 제가 가끔 정리안해주면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깔려있는지라...ㅠ.ㅠ

  • 답글: OpenID LogoMilfy | 2007/11/30 11:56 | 답글 | 수정

    사람들이 비스타를 '변한것도 없으면서 호환은 안된다'라고 말하게 만드는 두 가지 원인 중 하나가 UAC 이지요. 저도 무지무지무지무지 귀찮긴 한데,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거쳐가야 할 수순이 아닌가 싶어요.

    속도는 사람들이 느리다고 말하는게 악성 루머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별 문제를 못 느끼고 있어요. ;

  • OpenID Logo계란소년 | 2007/11/27 18:11 | 답글 | 수정

    XP의 새로운 메뉴 시스템도 적응 안 되서 클래식으로 했었는데,
    비스타도 클래식이 지원되긴 해도 언제까지 윈도95[...] 시대에 살 수도 없고,
    이번에 비스타 컴퓨터 사면 적응 좀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불편하다 뭐다 되려 XP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마 1,2년만 있으면 XP 컴퓨터 쓰기가 불편하다 할 만큼 편리한 게 많더군요.

  • 답글: OpenID LogoMilfy | 2007/11/30 11:58 | 답글 | 수정

    저도 윈도우 xp 쓸때는 고전 테마에 새로운 시작메뉴, 클래식 제어판으로 놓고 썼는데, 계란소년님과 비슷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까지나 95 시대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고, 또 화려한 화면이라면 그도 나름 괜찮겠단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이전에 고전 테마를 쓰던 이유가 '빨라서'였는데, 비스타에서는 에어로를 켠 상태가 고전일 때보다 더 빨라서 특별히 고전으로 놓고 쓸 이유를 못 찾겠더라구요.

  • 아크몬드 | 2008/01/17 17:33 | 답글 | 수정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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