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치

분명 옆 사람의 컴퓨터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의자에 등을 대고 앉아 보기에 나쁘지 않은 자세로 화면을 응시하며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입니다. 저도 당연히 옆사람과 비슷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모니터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저도 모르게 목을 앞으로 내민 채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머리통은 보기보다 상당히 무겁기 때문에 이런 '거북목' 자세로 계속해서 일하다 보면 여기 저기 고장이 생길 것이 뻔합니다.

하지만 이걸 교정하는건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모니터를 들여다보는 것을 막기 위해 돋보기프로그램을 사용하지만, 단 한번의 클릭보다는 목을 앞으로 빼는게 덜 귀찮다고 생각하기 때문인지, 어느새 모니터는 코앞에 다가와 있고, 목은 움직일 때마다 두둑거리는 소리를 냅니다. 전에는 의자에 팀 잠바를 걸어놓고 양쪽 팔로 몸을 묶어놓고 일하기도 했는데, 짐을 챙기면서 그 잠바를 안 들고 왔습니다. 덕분에 또다시 꼴사납게 모니터에 머리를 디밀고 있었지요.

헌데, 이 꼴을 보신 동료분이 모니터 위에 테이프로 웹캠 비슷하게 생긴걸 붙여놓고 가셨습니다.

donotnearbymeoriwillscream

뭔가 파란불도 들어오고 빨간불도 들어오길래 뭔가 싶었는데, 완전 재미있습니다. 모니터에 고개를 디민 채로 시간이 지나면 듣기 꽤 거북한 소리를 내서 경고해줍니다. USB포트에서 전력을 공급받아 동작하는데, PC에 특별히 뭔가로 인식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남들 하는 만큼, 허리를 곧게 펴고 모니터와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파란 불이 들어와 있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목을 앞으로 빼고 있으면, 어느샌가 소리를 지릅니다.

소리가 나면 깜짝 놀라는건 둘째 치고, 사무실 전체에 울려퍼지기 때문에 쪽팔림과 미안함이 장난이 아닙니다. 그래서 일하는 동안에 저것 눈치를 슬금슬금 보게 됐습니다. 문득 빨간 불이 들어와 있다면 소리를 내기 전에 재빨리 뒤로 물러나야 하는 거죠.

... 처음에는 한시간에도 두어번식 경고음을 들었지만, 며칠 사용하자 하루에 한 번 정도로 경고음이 울리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게다가 집에 돌아와서도 마치 저 기계가 절 지켜보고 있는 마냥 적당한 자세를 유지하려는 것을 보니 좀 웃기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합니다.

매일같이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일하고 있습니다. :)

2008/01/27 02:18 2008/01/27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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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

  • OpenID Logokz | 2008/01/27 07:51 | 답글 | 수정

    어 이거 아이템 좋은데요?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 좀 물어봐주세요! :)

  • 소니아 | 2008/01/27 14:11 | 답글 | 수정

    헉.. 정말 저에게도 필요할 것 같은 아이템이네요. 지금 점점 시력이 안좋아져서 원래 한쪽은 두번 다른 한쪽은 세번압축렌즈를 쓰고 있었는데... 이제 양쪽 다 세번압축이에요. 디옵터 한쪽은 9고 한쪽은 몇이더라... =_=a 난시도 있고요. 저도 어깨가 자주 아파서 결국 모니터를 앞쪽으로 땡겼는데 자세는 조금 개선은 되었지만 모니터랑 눈 사이 거리는 개선이 안 되더라구요.

  • 그럭저럭 | 2008/01/27 18:01 | 답글 | 수정

    멋진 아이템이네요 +_+

    저에게 꼭 필요한 아이템;;

    가격대만 맞으면 정말 구입하고 싶네요.

  • OpenID LogoMegaWave | 2008/01/27 22:24 | 답글 | 수정

    오~ 정말 PC를 오래 쓰는 사람들에게는 필수품이라고 할만 하겠는데요. 후방 감지기와 같은 원리인가요? ㅡ.ㅡㅋ

  • 소은 | 2008/01/28 21:14 | 답글 | 수정

    우왓, 저에게도 필요한데요..저도 목아파 죽겠습니다..

답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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