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04 08:15
Norton Save and Restore
왜 윈도우에는 그림판밖에 안 들어있는지, 이유는 압니다. 여기다가 그럴싸한 그래픽 에디터를 집어넣으면 여기 저기서 독점 관련으로 물고 늘어질 것이 뻔한데다가, 실제로 같은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가 순식간에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몇십년이 지나도 달랑 그림판으로 개기는 윈도우 보조 프로그램이 꽤 밉기도 합니다. 백업 프로그램도 마찬가지인데, 윈도우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백업 프로그램은 기본 기능에 매우 충실하고 실제로 잘 동작하지만, 조금만 기대치를 높히면 여지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지금까지 윈도우 백업으로 잘 견뎌 왔지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은 계속해서 찜찜하게 남아있었습니다. 한번 백업되면 카탈로그에서 삭제가 안된다든지, 미러와 증분으로 구성된 백업 세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꽤 머리를 굴려야 한다든지, 백업 파일이 한 덩이로 계속해서 수백 기가씩 커지기 때문에 처치가 아주 곤란하다든지, 다른 장소로 전송하기 힘들다든지 하는 점들이 참 귀찮았습니다. 백업 세트를 만드는 거야 미러와 증분을 각기 다른 파일과 다른 잡에 집어넣으면 어떻게든 해결되지만, 나머지 문제는 참 골치아팠습니다. 주기적으로 수동으로 백업 세트를 파일 단위로 삭제해 줘야 했지요.
그래서 솔루션을 찾아 나섰는데, 암만 검색해봐도 업데이트 된지 5천년은 되어 보이는 찌질한 백업 프로그램이나, 쉐도우 카피와는 아무 관계도 없어 사용중인 파일은 0바이트로 가져오는 가짜 파일 복사 프로그램이나, 백업과는 아무 상관 없는 원격지와 파일을 싱크하는 프로그램 같은게 '백업'이란 이름을 달고 나와있을 뿐, 도통 쓸만한 백업 프로그램이란걸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렇게 종류는 많지만 전부 다 병신인 분야는 다 무료 프로그램 뿐이라서 그런 거라는 교훈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유료 프로그램을 찾아보니 순식간에 쓸만한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노턴 세이브 앤 리스토어는 말 그대로 백업 자동화 도구입니다. 하는 일은 고스트와 비슷하지만, 디스크를 이미지 단위로 다루는 고스트와는 역할이 좀 다릅니다. 고스트는 백업 보다는 시스템의 대단위 배포 같은데 더 어울리는 반면 백업 앤 리스토어는 말 그대로, 개인 시스템의 백업과 복원을 담당합니다. 사실, 고스트에도 증분 이미징 기능이 들어간 이상 두 프로그램은 아주 비슷합니다. 이름이 다르고, 구동 방식이 조금 다를 뿐이지요. 아, 참고로 세이브 앤 리스토어가 훨씬 저렴합니다. :)
세이브 앤 리스토어는 적어도 제 입장에서는 원하는 모든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이브를 원하는 시간에 통째로 백업해주고, 증분 백업을 알아서 해 주며, 주기적으로 백업 세트를 갱신해줍니다. 백업 드라이브의 공간에 따라 자동으로 백업 세트 개수를 조절해주고, 백업 파일 크기는 내 마음대로 분할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파일 타입 별로 백업할 수 있고, 백업 드라이브의 이중화도 간단히 지원합니다. 백업 이미지를 드라이브로 마운트해 속을 들여다볼 수도 있고, 백업 이미지는 실제 시스템에 복원하거나, 가상 머신에 복원할 수도 있습니다. 또, 웬만한 상용 백업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부팅 이미지를 지원하기 때문에 시스템을 시작할 수 없을때도 사용 가능합니다. 그냥 설치하고, 실행해서 한번 설정해준 다음 닫아버리면 그 뒤에는 프로그램이 뭘 하건 말건 신경 꺼도 됩니다.
USB에 물려 둔 하드디스크에 일단 백업을 하고, 네트워크에 물려 있는 드라이브에 두번째 백업을 하는데, USB 하드디스크에는 자기 빼고 나머지 드라이브 전체를 백업하고, 네트워크 드라이브에는 이 중에서 동영상과 음악파일을 뺀 나머지를 이차로 백업하는 식으로 구성해놨습니다. 이제부터는 그냥 신경 끄고 사고 날 때까지 살면 됩니다.
물론, 이 프로그램도 좀 어이없는 구석이 있는데, 이렇게 잘 만들어놓고도 이동식 드라이브의 백업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동식 드라이브를 백업용 스토리지로 사용할 수는 있는데, 정작 이동식 드라이브를 백업할 수 없다는 점은 좀 이해가 안됩니다. 그 외에는 한 50달러쯤 지출하기에 아깝지 않은 프로그램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