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

민방위 교육은 가서 4시간만 때우고 오면 되는 건데도 회사에서는 전일 휴가를 내주는 것을 믿고 바쁜데도 당당히 전일 휴가를 내고 민방위 교육을 갔다 왔습니다. 물론, 결국 오전에 나와서 일하다가 점심 대충 라면으로 때우고 가기는 했습니다만. 3년 전에 민방위를 시작해서 어느새 마지막 해가 되니 나름 시원섭섭합니다. 이제 이걸로 휴가를 낼 일은 없겠네요. :(

첫 해와 둘째 해 까지는 1년에 전반기와 후반기, 두 번 교육을 했습니다. 그래서 1년에 두번 가서 4시간 동안 자다 오면 됐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비효율적이기 짝이 없는 이상한 모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아저씨들 틈에 끼어 쿨쿨 자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구청의 민방위 담당자도 '주무시려면 주무시는데, 전화통화만 하지 마십쇼'라는 식으로 이야기하더군요. 하지만 완전히 쓸모 없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언제나 부족한 수면을 보충할 수도 있었고, 구민회관의 의자가 그다지 안락하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됐고, '전쟁 나면 걍 다 죽는구나'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뭐 나쁘지 않은 소득이네요.

사실, 민방위가 아니면 여간해서 배우기 어려운 지식 같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응급 처치라든지, 애초에 없을 약품을 대체할 만한 방법이라든지 하는 것들인데, 그나마 쌍팔년도 비디오 같은걸 틀어줘 봐야 잠이 안올래야 안 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투덜거리는 말 그대로, 이런 민방위라면 그냥 없애고 사람들 시간이나 뺏지 않는 것이 낫겠다 싶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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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웃긴게 있는데, 소집 통지서 뒤에 보면 이메일을 신청하라며 이메일 주소를 적는 부분이 있습니다. 처음으로 통지서를 받은 다음, 순진하게 여기 주소를 적어 들고 갔는데, 나중에 보니 이게 제출하는 부분에 있는게 아니라, 내가 도로 가져오는 부분에 있습니다. ... 3년 전이나 지금이나 고쳐지지 않는 걸로 보아 아무도 이메일에 관심이 없거나, 고치기를 포기했거나, 아니면 정말로 이게 잘못 된 건줄 모르거나 중의 하나일텐데, 부디 세번째는 아니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어제, 오늘 신문 일면 기사를 예상했는데, 아니나다를까 ...

2008/05/26 21:24 2008/05/26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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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럭저럭 | 2008/05/31 16:45 | 답글 | 수정

    현역이라 민방위의 세계는 아직(...)

  • 답글: OpenID LogoMilfy | 2008/06/07 14:30 | 답글 | 수정

    이제 1년에 한번씩 비살소집에 나갈 일이 남아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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