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6/09 00:10
NV24HD 버그
새 카메라를 산지 두달이 좀 못 됐습니다. 몇 년만에 카메라를 바꾸고 보니 요즘 카메라는 좋은 점이 많더군요. 접사도 잘 되고, 초점도 빨리 맞추고, 동영상도 큼직하게 잘 찍힐 뿐 아니라 작기까지 합니다. 버그가 좀 있긴 하지만 대강 무시하고 쓰고 있었는데, NV24HD의 ISO 조절 버그는 사진 찍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이 생기게 만듭니다.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이 사진이 뭐가 문제냐면, 원래 P 모드에서는 ISO를 200까지만 설정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P 모드에서 ISO를 800까지 올린 상황 자체가 버그라는 거지요. NV24HD의 ISO 설정은 AUTO, P, M 모드에 걸쳐 공유됩니다. 무슨 소린고 하니, P 모드에서 ISO를 AUTO에 놓고 찍다가, M 모드에서 ISO를 1600까지 올렸다고 합시다. 이 상태에서 AUTO 모드로 바꾸면 다른건 다 자동이 되는데 ISO 설정만 바뀌지 않습니다. 그래서 P 모드나 M 모드에서 ISO 설정을 바꾸고 잊어버리면 AUTO 모드에서 대낮에도 노이즈가 지글지글 끓는 사진을 찍게 됩니다.
이 문제는 밤중에 사진을 찍을 때 아주 심각하게 나타났는데, 밤중에 편하게 사진을 찍으려고 M 모드에서 셔터스피드를 고정하고 ISO 설정을 800까지 올려 사진을 찍고 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새벽에 생각 없이 AUTO 모드에서 사진을 찍으면 날이 훤한 상태인데도 ISO 설정이 800인 사진이 찍히는 겁니다. 이 문제를 피하려면 ISO 설정이 뭔지 모르는 채로 살거나, 모드 다이얼을 돌릴 때마다 ISO 설정을 꼼꼼하게 살펴야 합니다. 특히 AUTO 모드에서는 ISO 설정이 아예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AUTO 모드로 가기 전에 항상 M 모드에서 ISO 설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이 외에도 쌍팔년도 카메라마냥 사진의 로테이션 정보를 저장하지 않아 세로로 찍은 사진을 일일히 돌려 줘야 한다든지, 사진 번호를 카메라 내부에 저장하지 않아 사진을 옮기고 나면 다시 '00001'부터 사진이 찍힌다든지, 암만 생각해도 설정이 병신인 것 같은 화이트밸런스 같은 자잘한 문제들이 있지만, 이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습니다.
NV24HD가 가진 문제 중 최고로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ISO 설정을 올려서 사진을 찍으면, 제멋대로 동작하는 노이즈 리덕션 문제입니다. 다른 카메라에서도 ISO 설정을 높혀 사진을 찍으면 노리즈 리덕션이 동작하는데, NV24HD의 문제는 노이즈 리덕션이 지독하게 오래 걸리면서도 옵션에서 끌 수 없다는 점입니다. ISO 설정을 800에 놓고 사진을 찍으면 셔터스피드와 관계 없이 3~5초 정도 '처리중입니다'를 띄워 놓은 채로 카메라가 멍청하게 서있습니다. 이 동안에는 사진을 찍을 수도, 메뉴를 조작할 수도 없습니다. 그녕 기다려야 합니다.
노이즈 리덕션은 나중에 소프트웨어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고, 카메라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때그때 조작에 대한 반응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중에도 할 수 있는 작업은 나중으로 미루고 지금 당장 사진 촬영이 가능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입장에서 NV24HD의 '끌 수 없으면서도 지독하게 느린 노이즈 리덕션'은 사진을 찍을 때마다 부아가 치밀어 오르게 만듭니다.
이쯤 설명하고 나면 구입을 좀 꺼리는 분들이 생길 텐데, 이 문제들이 해결되기 전에는 구입을 미루는 것이 맞습니다. 몇몇 문제들은 아주 기초적인 건데, 이런 기초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다른 기종을 구입하는 것도 좋겠지요. 애니콜 만드는 삼성전자랑 카메라 만드는 삼성테크윈은 다른 회사면서도 왜 소프트웨어를 개떡같이 만드는 재주는 똑같은지 모르겠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