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xpress

지난주에, 상당히 무리하게 평일에 시간을 내세 에버랜드에 다녀왔습니다. 에버랜드에 가는게 목적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정신을 차려 보니 그게 목적이 되어 있었고, 처음부터 롤러코스터를 타려던 것이 목적은 아니었는데, 정신을 차려 보니 어느새 타고 있었습니다. 줄이 없길래 체감 시간 30초도 안 되는 이상한 롤러코스터를 탔다가 왜 줄이 없는지 이해하고 계단을 내려오고 있을 무렵, 에버랜드 구석에 웅장하게 자리잡은 ‘그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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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이 워낙 큰데다가, 금속으로 만들었다면 필요 없을 수많은 나무 기둥들이 레일을 떠받치고 있어 에버랜드 반대쪽 끝에서도 보일만한 이것은 생긴지 얼마 안 된 ‘T-Express’ 입니다.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어서 가봐야겠다고 마음먹었지만, 금새 갈 수 있는 롯데월드와는 달리 에버랜드는 각 잡고 가지 않으면 도통 갈 수가 없어서 이제서야 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평일이라 줄은 없는 거나 다름 없었습니다.

이전에는 롯데월드의 아트란티스가 마음에 들었는데, 일단 이놈은 운행시간부터 다릅니다. 아트란티스가 중간에 안개속에 처박혀 길게는 30초 가까이 빈둥거리며 아무것도 안 하면서도 2분도 채 안되는 운행시간을 보여주는 것에 비해, 중간에 지루한 시간이 거의 없으면서도 3분을 꽉꽉 채워 운행합니다. 게다가 거리는 약 1.6킬로미터 정도. 어떻게 생겼는지는 계속 타다 보니 몸이 기억해버린 레일 구조를 보면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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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율이나 에어타임 위치가 좀 틀린게 있을 수도 있지만, 바보같은 머리를 쥐어짜낸 결과로는 이게 한계입니다. … 좀 더 뽀대나게 그려볼 수는 있었겠지만, 그건 귀찮아서 못하겠습니다. … 일단, 녹색 점선은 플랫폼 위치이고, 검은 선은 고저차가 거의 변하지 않는 구간, 빨간 선은 내려가는 구간, 파란 선은 올라가는 구간입니다. 마지막으로 보라색은 롤러코스터보다 더 무서운 사진이 찍히는 위치입니다.

일단 플랫폼을 빠져나오면 느긋하게 올라갑니다. 한 60미터 좀 못 되는 정도까지 올라가는데, 세계적으로 잘 나가는 롤러코스터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에버랜드 전체가 개미만하게 내려다보입니다. 저만치에 대관람차가 우습게 보입니다. 그리고 서서히 반대쪽으로 돌아 그대로 내리꽂습니다. 첫번째 에어타임 후에 크게 오른쪽과 왼쪽으로 돌아 올라가 잠깐 쉽니다. 아트란티스에도 비슷한 구간이 있는데, 종종 트랙 위에 차량이 여러대 올라가 있으면 앞 차를 기다리느라 안개속에 처박혀 오래 기다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거 없습니다. 잠깐 쉬었다가 바로 다시 내리꽂습니다.

그 후로는 대략 비슷한 순서로 에어타임과 회전이 반복되는데, ‘짧은 에어타임 두번, 회전, 약간 긴 에어타임 한번, 회전’의 조합이 두번 반복되고, ‘짧은 에어타임 두번, 회전, 짧은 에어타임 두번’의 조합이 두번 반복되고 나면 무서운 카메라가 나타나며 끝이 납니다.

거대한 구조물의 가운데에서 시작해 시작하자마자 바깥쪽으로 뛰쳐나가 가장 큰 회전을 두번 하며 구조물 전체를 보여준 다음, 구조물 한쪽 끝에서 반대쪽 끝까지 오락가락 하기를 반복하다가 다시 중앙으로 돌아가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에버랜드 전체를 구경할 여유도 있지만 나중에는 나무 구조물 사이에 이리저리 처박히느라 정신이 없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별로 쉴 틈 없이 만들어졌지만, 에어타임과 회전이 적절하게 조합되어 아주 지치지도, 지루하지도 않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구조물이 나무로 만들어진 덕분에 차량에 느껴지는 미묘한 진동과 구조물이 질러대는 소리가 아주 아주 인상적입니다. 중간에 탔을때는 잘 몰랐는데, 맨 뒤에 타보면 나무 구조물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이 울부짖는 소리가 더 잘 들립니다. 거기에 앞사람이 지른 소리가 달려들 때 느껴지는 기분은 정말 최고입니다.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속해서 타다 보니 다음날 하루 종일 손이 덜덜 떨리는 후유증에 시달렸지만, 추천합니다. :)

4 Responses to T-Express

  1. 아사히나 says:

    난 왜 저 T-Express란 이름만 보면 SKT가 생각날까..
    ….

  2. PSH says:

    제가 6월 7일에 에버랜드에 갔었는데 T익스프레스를

    타봤는데, 죽는 줄 알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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