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3 기간입니다. 온갖 게임 동영상이 쏟아져 나오고 새로운 콘솔이나 새로운 입출력 장치에 관한 소식이 보도됩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모션 입력장치를 보고 감탄하기도 하고 잘 나가는 게임의 트레일러 비디오를 보며 입맛을 다시기도 합니다. 예전처럼 게임을 자주 많이 하지는 않지만 꼭 하고 싶은 게임은 빠뜨리지 않고 해보는 편입니다.
동영상을 쳐다보며 입맛을 다시는 것 이외에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싶었는데 엑박을 켜보니 E3 소식이 대문짝만하게 들어가 있습니다. E3 관련 메뉴 안쪽은 한글화 되어 있지 않아 나름 신선했는데, 온라인으로 이미 본 동영상을 다시 볼 수 있었고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볼 수도 있었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콘솔로 제공하는 부분은 꽤 쇼킹했습니다. 일단 트위팅을 하려면 컴퓨터나 노트북 혹은 스마트폰 같은 기기들을 통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생각의 고리를 깬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 트위팅을 하는 것은 또 다른 재미가 될 겁니다.
그건 그렇고, 이런 여러 가지 새 소식 중에서 눈길을 끈 것은 ‘게임 온 디맨드’입니다. 이것은 그리 새로운 개념도 아닙니다. 많은 개발사나 유통사들이 어떻게 하면 게임을 온라인으로 팔고 돈을 벌 수 있을지를 고민합니다. 이미 여러 가지 방법이 나왔습니다. 한국은 주로 게임을 온라인 스타일로 만든 다음 아이템을 판매하거나 이용요금을 받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스팀처럼 게임 자체는 그대로 놔 두고 다운로드 자체에 과금을 하는 방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게임 온 디맨드는 스팀 같은 판매 방식에 기초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돈을 낸 사람이라고 인증만 할 수 있으면 어떤 콘솔 앞에 앉아서도 내가 돈 낸 게임을 내 세이브를 열어서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이 한국 같은 게임 자체를 온라인으로 만들어 파는 상황에 줄 수 있는 교훈은 게임을 무리하게 온라인화 하면서 싱글플레이에서는 느낄 수 없던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주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온라인화 하기 애매한 게임을 무리하게 온라인으로 만들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는 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게임을 온라인화 해서 파는 대신 싱글플레이 게임이라도 게임을 온라인으로 팔아치울 수 있는 플랫폼이 있다면 싱글플레이 게임을 만들고도 굶어 죽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한국 같은 상당히 특수한 시장 환경에서는 어떻게 팔아도 싱글플레이 게임의 복제를 막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10초만 검색하는데 투자하면 분명 돈 내고 써야 하는 아이폰용 프로그램을 그냥 설치하는 방법들이 아무 블로그에나 ‘강좌’라는 이름으로 굴러다니고 애초에 싱글플레이 게임에 돈을 지불하는 방법을 잊어버린 사람들이 게임 온 디맨드 같은 시스템에 올라온 싱글플레이 게임에 돈을 지불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만 지금처럼 게임을 온라인화 하는데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다 보면 이들을 대신 게임 자체에 투자한 게임에 비해 밀릴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저들이 게임에 돈을 내건 말건 간에 온라인 게임이 아닌 게임을 온라인으로 팔아 치울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저는 지나간 게임을 구하기 쉬워질 것 같다는 게 기대가 되더군요.
엄청나게 많은 ‘한국 게이머’님들에게 오래된 게임은 더 이상 구입의 대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라 답답하기는 하더군요. 게임을 팔기 위해 되도 않는 온라인화를 하느라 게임을 바보 만드느니 맘놓고 싱글로 만들어 온라인으로 잘 팔 수 있는 때가 오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