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11 22:45
혁신
제가 이전에 웹 관련 일을 한 적이 있어서인지는 몰라도 게임을 만들면서 웹에서 배운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보려고 하는 편입니다. 프리게임 플로우나 인터페이스 구성 등에서 유난히 웹에서 배운 것들을 적용해 보려고 합니다. 이런 시도는 가끔은 괜찮지만, 가끔은 황당한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구입한 다음 웹에서는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기’나, ‘다른 상품 보기’같은 링크가 있습니다. 아니면 ‘내 쇼핑 정보 보기’같은 링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그냥 게임으로 옮기고 보면 황당해집니다. 모달로 떠 있는 윈도우에서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기’ 같은 버튼이 달려 있으면 다만 황당할 뿐입니다.
게임은 웹페이지가 각각 독립적인 페이지로 구성 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게임은 주로 스테이지 사이의 구분과 웬만한 요소를 모두 오버랩 윈도우로 띄우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이전에는 웹페이지도 웬만한 요소를 팝업 윈도우로 처리하곤 했지만 요즈음은 점점 이렇게 만들지 않는 추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웹과 동일하게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면 아주 웃긴 게임이 됩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종종 웹을 리퍼런스로 삼기보다는 다른 게임을 리퍼런스로 삼으라는 요구를 자주 받는 편입니다. 또 웹에서는 아주 심각하게 걱정하지 않았을 요소에 대해 적어도 제가 느끼기에는 필요 이상으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곤 합니다. 이 버튼을 여기에 붙이는 것이 맞는지, 이곳에 콤보박스를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것들입니다. 물론 이런 고민은 거듭할수록 결과물의 퀄리티를 높이는데 도움이 되지만 필요 이상의 고민은 머리를 아프게 할 뿐입니다.
하지만 다른 게임을 리퍼런스로 삼다 보면 결국 그저 그런 인터페이스나 플로우가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익숙한 인터페이스가 가장 좋은 인터페이스라고 합니다. 그 말도 맞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결코 게임 인터페이스나 플로우에 혁신을 가져올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게임을 리퍼런스로 삼아 그 안에서 개선을 모색하는 것으로는 결코 혁신을 이룰 수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