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19 22:32
모바일 페이지?
원래는 다음 DNA 렌즈만의 경향은 아니라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옳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만, 한 번은 이야기 하고 지나가면 좋겠다 하고 생각만 하다가 다음 DNA 렌즈에서 새롭게 아이폰용 페이지를 만든 김에 이야기 하고 지나가려고 합니다. 여러 웹 서비스들이 모바일 페이지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아이폰에서 예쁘게 나올 뿐 다른 기계에서는 못 봐주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입니다.
한동안 풀 브라우지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오갔습니다. 아이폰이 나오면서 모바일 기기 치고는 데스크탑에서 보이는 그대로 웹페이지를 봐도 그럴싸하게 보였기 때문에 이걸 ‘풀 브라우징’이라고 부른 모양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모바일 기기의 해상도는 아직도 가로 픽셀 수가 640도 채 안 되는 마당에 웹사이트는 1024도 우스운 칼럼을 수 없이 집어넣은 디자인으로 가고 있어 여간 해서는 ‘풀 브라우징’이라는 것을 편하게 하기는 어려웠습니다. 제 생각은 모바일 기기에서 ‘풀 브라우징’은 ‘허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걸 풀 브라우징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물론 없겠죠.
그걸 다른 사람들도 많이들 눈치 챘는지 슬슬 모바일 페이지를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페이지라고 해도 별 거 없습니다. 칼럼을 1단으로 줄이고 메뉴 배치나 리치 텍스트, 이미지, 멀티미디어 등을 낮은 대역폭, 제한된 패킷, 낮은 해상도에서 보여줄 수 있도록 하는 정도입니다. 이 정도 작업으로도 모바일 기기에서 사이트를 보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작업을 거치면 웬만한 모바일 기기에서 모두 똑같이 보기 좋게 됩니다.
리치 텍스트와 컨테이너만 제거해도 보기 편하게 됩니다.
그런데 요새는 모바일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해서 가보면 어째 화면이 희한하게 박살나 있는 경우를 자주 만납니다. 폰트나 이미지가 이상하게 어긋나 있기도 하고 이미지와 컨테이너가 어긋나 보기 싫게 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칼럼 정리하고 메뉴 재배치하고 리치텍스트 빼고 이미지를 줄이는 정도로 페이지가 이상하게 박살 날 이유는 별로 없습니다.
레이아웃이 온전하지도 않고 보기 편하지도 않습니다.
원인은 간단했는데, 모바일 페이지를 만들어 아이폰으로만 테스트했고 애초에 모바일 페이지의 존재 목적 자체가 ‘아이폰에서 잘 보이도록’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에서는 예쁘게 보이는 모양이지만 아이폰 말고 다른 기계에서는 굉장하게 보입니다. 아이폰이 국내에 보급될 것을 기대한다면 올바른 선택이고, 사용자 입장에서는 아이폰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사용하면 더 예쁘게 보이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면 그건 ‘모바일 페이지’가 아니라 ‘아이폰 페이지’인 거고 굳이 험하게 비교하자면 ‘인터넷 익스플로러 6.0에서 가장 잘 보입니다.’라고 써붙인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모바일 페이지를 아이폰에서 더 예쁘게 보이고 싶다면 2억년 전부터 해왔듯 브라우저마다 다른 페이지를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모바일 사파리, 페넥, 모바일 IE, 블랙베리 브라우저, 오페라 미니 등등, 각기 다른 페이지를 만드는 수밖에 없고 이건 데스크탑에서 죽도록 겪어 온 ‘크로스 브라우징 이슈’를 모바일에서도 똑같이 다시 한 번 겪게 될 수도 있습니다.
… 하지만 아이폰에서는 확실히 페이지가 예쁘게 나오기 때문에 이 자체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다른 모바일 기계를 쓰는 사람도 있다는 것 정도를 나중에 모바일 페이지를 만드는 사람이 고려해줬으면 좋겠다는 정도입니다. :(
참고로 모바일 기계를 쓰면서 모바일 페이지 없는 사이트나, 아이폰 전용 페이지 밖에 없는 곳을 구경하고 싶다면 구글의 모바일 페이지 변환 서비스를 사용하는 쪽을 추천합니다. 기다란 페이지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줄 뿐 아니라 연결된 모든 페이지에도 똑같이 모바일에서 보기 편하게 처리해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