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가 프로그램 지식을 알아야 하는 이유.

언젠가 여러 가지 게임을 많이 접해 본 기획자가 새로운 기획을 내기에 유리한가, 아니면 게임을 그다지 접해보지 않은 기획자가 새로운 기획을 내기에 유리한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마치 IBM의 테크레프에 도전한 컴팩과 같은 느낌으로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어쩌면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기획자가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내는데 더 유리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스로가 사용자가 되어본 적이 있는 기획자에게도 유리한 점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게임 기획자들은 어느 정도의 프로그램에 대한 지식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기획자가 어느 정도 기술적인 면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어야 기획을 하고, 이것이 구현되는 과정을 부드럽게 이끌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모양입니다. 또, 구현이 불가능할 정도의 기획을 가지고 고집을 부리는 일도 없겠지요. 어쨌든 중간규모 이상의 작업에서 이것은 거의 상식으로 통하는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이상의 기술적인 지식인 기획자에게는 필수 사항입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기획자가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것입니다. 기획자는 자신의 생각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체화시키는데, 이 구체화방법은 때에 따라서는 현실화시키는 방법과 동떨어진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경험해 본 기획자라면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을 통해 구체화되고, 구조화되는지를 알고 있을 것입니다. 즉 기획자는 자신의 생각을 구조화시키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기획을 마치 소프트웨어를 설계하는 것 같은 관점에서 접근했을 때 아이디어들이 기술적으로 구체화되는 과정을 거쳤을 때 개발의 효율을 더 올릴 수 있고, 기획의 구현과정에서 오는 위험성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짤방: 기획팀에 들어온 불쌍한 녀석.

2005/05/26 23:53 2005/05/26 23:53

트랙백

  • Tracked from Lord White's Realm 2005/05/27 10:09x
    제목 : 게임 디자이너의 프로그램 지식 무용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기획자가 프로그램에 대한 경험이 필요한 이유는 이런 것입니다. 기획자는 자신의 생각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구체화시키는데, 이 구체화방법은 때에 따라서는 현실화?

  • Tracked from A2공간 2005/05/28 09:57x
    제목 : SW개발 기획자의 프로그램 지식은 필수이다.

    밀피유님에게 트랙백 - 기획자가 프로그램 지식을 알아야 하는 이유. 우리 회사의 기획자는 웹디자이너로 일했었고 프로그램 지식도 가지고 있다. 최근 다른 웹에이전시에서 프로그램 부분만

답글

  • ing | 2005/05/27 00:36 | 답글 | 수정

    그냥 제 생각입니다만..
    모든 기획자는...(어떠한 일이라도...) 머리속에서 나오는 기획은 실상 큰힘을 발휘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든...경험이 바탕이 된 이론이 큰 힘을 발휘하더군요..
    또한 사람을 다루는 것도, 알고서 시키는 것과...모르고 시키는 것은 일에 능률과 결과에 큰 차이를 보여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젊은(!)사람들은 한번쯤은 원맨 플레이..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용과 조금 빗나갔나요?

  • 밀피유 | 2005/05/28 13:00 | 답글 | 수정

    프로그래머들처럼 이런저런 지식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자기 생각을 구체화하고, 구조화하는데 있어서 프로그래머들이 생각하는 방법은 무척 유용한거같아요.

  • yser | 2005/06/01 09:41 | 답글 | 수정

    절대로 좁혀질 수 없는 영역 중 하나가 아닌가 한데요.
    프로그래머라면 기획자도 좀 코딩 경험이라던지 돌아가는 구조는 알고 있는 게 서로를 위해 낫다라는 쪽으로 기울 것이고, 디자이너라면 머리 아픈 코딩이나 기계적 조작 같은 건 별로 알 필요 없다 쪽으로 기우는 게 아닌가 합니다.

    해서, 저도 프로그래머 쪽에 가까운 사람이니 알아두는 게 아무래도 기획할 때 구현상의 개념을 그려볼 때 도움이 된다.. 라고 주장을 해보겠습니다. 그러나 관련 글을 몇 개 읽어 보았습니다만, 사람이 하는 일의 분야가 다르면 그에 따른 경험도 완전히 달라지게 되므로.. 꼭 이게 맞다라고는 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현업에서 일할 때 보면 같은 특성의 그룹끼리 일하게 되는데, 솔직히 다른 그룹이 무슨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는 거의 관심이 없게 됩니다. 자기와 관련 있는 일이라면야 어느 정도 윤곽은 잡아야 협업할 수 있으니 그러겠지만, 그 외는 모른다는 거죠. 특히 개발, 사이트 생산 쪽 일을 하는 IT 회사라면 자기 개발할 시간에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을까 합니다. 결국 자기 분야만 더 파고들지 남의 분야는 그만큼 모르게 될 수 밖에 없는데요. 여기서 기획이라는 분야의 일을 끌고오면 각자의 몸담은 분야의 경험을 토대로 시각이 달라져서 좁히기 힘든 의견차가 발생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디자인 팀에서 이렇게 좀 해줘서 넘겨주면 참 좋을텐데 하고 애써 설명하러 가보면, 기존에 잘해왔는데 뭘 새로 또 하느냐 식으로 멀뚱하게 쳐다보는 경우가 있었고, 그와 반대로 디자인 팀에서 이렇게 좀 하려는데 이게 왜 안되는 건지, 안되는 부분만 되게 하도록 요구할 때 난감하거나 솔직히 귀찮은 부분(현실적 시간 감당+노력, 여건 등)이 있어서 거절할 때도 있었습니다. 이것에 대해선 참 길게 쓸 수도 있을 듯 한데.. 사람 심리와도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특히 프로그래머.. 아니 어쩌면 디자이너도).

    하여튼간에... 기획자가 업무 내용 파악을 위해 세부 분야를 알면 그만큼 더 좋은 건 사실입니다. 참신한 것을 못 낳는 건 기존의 것에 익숙해서 그런게 아니라, 새로이 생각하고 자극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부족한 것도 꽤 작용하지 않을까... 합니다. ..횡설수설 글이 또 길어졌군요. -_-

답글을 남깁니다.

[로그인][오픈아이디란?]


[요즘에 쓴 글] [예전에 쓴 글]

(C)Milfy / neoocean.net, milfy@neooce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