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f': 검색된 포스트 '30'건
- 2010/01/09 기왕이면 좋은 프로그램을 쓰자. (4)
- 2009/12/29 강남구청에 가고 싶었을 뿐이다 (15)
- 2009/12/20 백업 습관의 변화 (4)
- 2008/07/28 한글뷰어 (10)
- 2007/10/14 아파치. (6)
‘기왕에 서비스를 할 거면 좋은 프로그램을 쓰자.’
‘결과가 전부가 아니다. 목적을 잊지 말자.’
한겨레 21 PDF 서비스 이야기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배달되는 한겨레21은 그냥 일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에게는 잠수함의 잠망경 같은 존재입니다. 집이나 회사 밖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적당한 시각으로 사건을 선정해 적당한 시각으로 알려줍니다. 종이책 형태로 배달되는데, 하루 종일 모니터만 쳐다보고 있다가 이따금씩 이 책을 펼쳐 읽는 감성적인 재미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일이 바빠서 종이책을 펼쳐볼 시간이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른쪽 모니터에 펼쳐놓고 보거나, 핸드폰에서 보고 싶을 때가 있지요. 전에 한겨레 홈페이지에서 PDF 서비스를 하는 것을 본 기억이 나서 혹시 PDF 파일을 얻을 수 있나 하고 가봤습니다. 예상 대로 유료 구독자 전용 PDF 파일이 있었습니다. 유료 구독자용은 이번주 책도 올라와 있고, 무료 구독자에는 지난주 파일까지만 공개됩니다.
일단 로그인 하라길래 로그인했는데 브라우저가 아무 반응도 없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브라우저를 IE로 바꿔 재접해 보니 뭔가 컨트롤을 설치하라더군요. ‘ezPDFReader’ 라고 합니다. 처음엔 이해를 못했습니다. PDF 파일을 읽는데 이미 ‘Adobe Reader’가 있는데 왜 서드퍼티 리더를 설치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어쨌든 설치하라길래 설치했습니다. 물론 설치하는 도중에 ‘옷 다 벗으라는 방패 아이콘’을 두 번 클릭해야 했고, 중간에 브라우저가 한 번 다운됐습니다. 어쨌든 설치하고 실행해보니 그저 그런 프로그램이 열리고 책 내용이 컴퓨터 화면에 보입니다.
일단 왜 전용 리더 프로그램이 필요한지부터 생각해봤습니다. 이 파일은 어쨌든 유료 구독자용이니까 함부로 배포되면 안되고, 내가 유료 구독자임을 증명해야만 볼 수 있어야 하니까 DRM이 필요합니다. PDF 파일포멧에는 이미 DRM 규격이 있어서 아무 리더로나 읽을 수 있어야겠지만 ‘한겨레 홈페이지 로그인을 통한 자격 증명을 통해서만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런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이 프로그램, 읽기에 편리하지도 않고 체감속도도 상당히 느립니다. 페이지를 넘기면 페이지 넘기는 효과를 보여주느라 버벅거립니다. :(
‘PDF’ 서비스라는 의미도 없습니다. ‘PDF 서비스’라는 건 PDF 파일이나 PDF DRM을 지원하는 아무 기계에서나 읽기 위한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이건 전용 뷰어로만, 그것도 한겨레 홈페이지에 ‘웹으로 로그인’한 다음에야 그것도 ‘윈도우 기반 PC’에서만 읽을 수 있습니다. 사용한 기술이 ‘Adobe PDF’라고 해서 ‘PDF 서비스’를 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제가 원하는 건 이런 것들입니다.
일단, 기왕에 서비스에 프로그램을 구입해 쓸 거라면 좀 좋은 프로그램을 썼으면 합니다. 분명 서버에 한번 인증하면 나만 볼 수 있게 DRM 걸린 PDF 파일을 생성해서 ‘*.PDF’ 파일을 덜렁 다운로드 하게 해주는 서비스도 있었을 텐데, 이런 느린 저질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구입하는데 돈을 썼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PDF 서비스’의 ‘PDF’라는 말은 ‘PDF’를 지원하는 아무 기계에서나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이지, ‘PDF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지금 같은 서비스는 기반기술이 PDF이든 XPS든, 플래시든 실버라이트든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윈도우 기반 PC에서 화면에 띄우기만 하면 된다면 굳이 PDF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로그인하면 텍스트를 덜렁 보여줘도 됩니다. 물론 ‘마우스 오른쪽 버튼 금-_-지’ 하고요. :( 이 서비스는 ‘PDF 서비스를 하자’고 시작해서 목적을 잊고 과정에만 집중한 바보 같은 서비스입니다.
결국 찔끔찔끔 보다가 관뒀습니다. 회사에 두고 온 책 나머지 부분은 그냥 회사 가서 봐야겠습니다. :(
“난 그저 강남구청에 가고 싶었을 뿐이다.”
오늘은 별 다른 사전 설명 없이 제가 겪은 상황을 한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무엇이 어디서부터 어떻게 잘못 되었는지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말투를 바꿔서,
강남구청에 가야 할 일이 생겼어요. 정확히는 교통과에 삼성역 최첨단! 자전거보관소 출입증을 받으러 갈 작정이었어요. 회사가 교대역 근방이라, 교대역에서 강남구청을 어떻게 갈까 고민했어요. 지하철이 정말 애매했거든요. 버스를 타기로 했어요. 노선을 모르니까 네이버에 물어보기로 했지요.
자! 출발지와 도착지를 입력하고 검색을 했어요. 지역명을 입력하기가 아주 불편하게 되어 있어요. 모든 텍스트박스를 마우스 커서로 찍어야만 입력할 수 있도록 ‘참 잘’ 만들었지요. 하지만 뭐, 늘 이런 거 잘 아니까 별 불만은 없어요. 다만 “만들었으면 직접 좀 써봐 이 망할것들아” 라고 말하고 싶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요 *^^*
아. 자동차 길찾기와 대중교통 길찾기가 있어요. 저는 버스를 타고 갈 거니까 ‘대중교통 길찾기’ 버튼을 누륵로 해요. 위에서 분명 ‘버스 노선 검색’을 눌러 들어온 것같지만… 그건 뭐 큰 문제가 아니잖아요. :) 한 말 또 하고, 한 말 또 하고… 제가 지금 시청에 전화걸었나요?
야호! 드디어 원하는 버스 정보 검색 결과를 얻었어요. 버스를 두 번 갈아타야 갈 수 있나보네요. 하지만 이대로는 어디서 어떻게 갈아 타야 할 지 모르니까 옆에 있는 ‘전체경로’ 버튼을 눌러 보기로 해요.
야호. 이제야 제대로 나왔네요. 730번 버스와 41번 버스를 타야 하는군요. 41번 버스에 사람이 타고 있는 걸 거의 본 적이 없었는데, 드디어 제가 타보게 되네요.
자. 그럼 이 정보를 어딘가에 옮겨 적든지 해야겠죠. 수첩에 메모할까요? 기왕에 온라인으로 검색한 김에 ‘인쇄’ 링크를 눌러 인쇄를 시도했지만 제가 사용한 ‘크롬’ 브라우저에서는 설명이 다 잘려 엉망으로 나왔어요. IE로 같은 작업을 다시 하면 제대로 인쇄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별로 그러고 싶지는 않았어요. 지금까지 해 온 걸로도 이미 지치기 일보 직전인걸요.
그래서 이 정보를 어떻게든 핸드폰에 넣어 보기로 했어요.
잘 보니 인쇄 옆에 ‘보내기’가 있길래 눌러봤어요. 링크 이름이 ‘보내기’라서 ‘메일 보내기’같은게 있을 줄 알았는데 없네요. 원래는 ‘메일 보내기’한 다음 핸드폰에서 메일을 받아 보려고 했거든요. 아! 대신에 ‘모바일 전송’이라는게 보이는군요. 이거면 핸드폰으로 버스 정보를 보낼 수 있겠네요.
오. 방금 검색한 정보를 핸드폰에 문제메시지로 보낼 수 있나보군요. 메일보다는 불편하겠지만 그래도 문자메시지를 무료로 보낼 수 있게 해 주는게 어디인가요. 제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문자보내기’ 버튼을 눌렀어요.
아. 문자가 왔네요. 같은 문자가 두 개인 건 먼저 온 건 제가 실제로 겪은 문자이고, 나중에 온 건 이 상황을 다시 만들면서 보낸 문자니까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아. 저 링크를 누르면 뭔가 보여주도록 되어 있는 모양이네요. 통화료가 유료라는 건 아마도 데이터 통화료를 이야기하는 거겠군요. 어쨌든 링크를 눌러봤어요.
뭔가 슬금슬금 뜨다 마네요. 이게 뭐죠? 어디서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잘 보니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네요. 지금 누르면 아이폰 그림만 대문짝만하게 그려진 그 페이지를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아이폰을 안 써서 그런지 왠지 나오다 마네요. 게다가 전 이 페이지를 보려던 것이 아니라 강남구청까지 어떻게 가는지를 알려주는 페이지가 궁금한 것 뿐인데 이 페이지를 보여줘서 뭘 어쩌라는 거죠?
포기하고 이번에는 ‘PDF’ 파일로 만들어 핸드폰용 PDF 리더 프로그램으로 읽어볼 생각을 했어요. 제 핸드폰에서는 ‘BeamReader’ 라는 프로그램이 PDF 리더로 많이 사용되는 모양이네요. 그래서 PDF로 인쇄한 다음 핸드폰에 옮겨 열어봤어요.
잘 나오는 … 것처럼 보였는데 이상하네요. 글자 획이 사라져 보이는 거야 뭐 줌 펙터가 100%가 아니니까 그렇다 쳐도 뭔가 멋대로 한글을 씹어먹었네요? ‘지하철2호지’?? ‘한기내정 버스정류상에기 타기’?? –_- … 아 진짜 동아시아 변방국가의 설움 팍팍 느껴지네요. 마릴린맨슨도 매이크업 지우고 사진 찍는 마당에 마릴린맨슨이 대통령이라 기분나빠죽겠는데 한글 처리 똑바로 못하나요?
이제 어쩌죠? 사실 그냥 수첩에 옮겨 적었으면 15초면 될 일을 지금 몇 분째 허비하고 있네요. 망할. 그래서 결국 어떻게 했냐 하면,
요새 써 보고 있는 – 곧 그만 사용할 – 에버노트에 스크린샷을 붙여넣고요 –_-
그걸 핸드폰에서 읽었어요. 지금 핸드폰에서 보고 있는 건 ‘스크린샷’이에요. 지금 장난하나요? 웹페이지에서 보고 있는 정보를 핸드폰으로 보내기가 이렇게 힘든가요?
게다가 결국 17시 퇴근 차량과 뒤섞여 교대에서 강남구청까지 갔다 오는데 두 시간이 넘게 걸렸지요. 위에 이야기한 삽질과 더불어 아주 환장하는 경험이었어요.
사실 이 경험은 네이버 잘못도 아니고 블랙베리 잘못도 아니고 SLG Mobile 잘못도 아니고 막히는 테헤란로를 방치하는 강남구 잘못도 아니에요. 하지만 분명 이들 모두의 잘못이기도 하지요. 겨우 버스 노선정보 좀 검색해서 핸드폰에 넣고 싶은 간단한 니즈가 아직도 이따위로 전혀 충족이 안됩니다. 아이폰을 쓰면 해결될까요? 옴니아를 쓰면 해결되나요?
자. 그럼 원래 말투로 돌아와서,
사람들 손에 스마트폰을 쥐어주는 순간 서비스를 만들기 아주 골때리게 된 것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과 같이 한 가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여러 개의 서비스가 동원되고, 이들 사이에 편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혼자 잘 한다고 해결되질 않습니다. 그 말은 이제 다 같이 잘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네이버가 스마트폰을 조금만 더 이해했다면 ‘메일로 보내기’ 한방이면 위에 적은 과정이 다 필요 없다는 사실을 알았을지도 모르지만, 네이버에는 아직 저 같은 경험을 한 사람은 없는 모양입니다. :(
쓸데없이 길어졌는데,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위에서 누가 가장 잘못했는지, 혹은 누가 고쳐야 할지 감이 오시나요? 저는 그냥 강남구청에 좀 가고 싶었을 뿐인데, 너무너무 힘듭니다. ㅜ_ㅜ
이곳에 가끔 들리시는 분들은 제가 백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겁니다. 파일을 복사하는 수준의 백업이나, DVD 몇 장에 ‘꼭 필요한 데이터’ 정도를 어쩌다가 한 번씩 구워두는 수준의 백업이 상당히 위험하고, 그 귀찮음에 비하면 없는 것과도 비슷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저 자신도 하드디스크에 주기적으로 자동 백업이 되도록 하고, 회사와 집에서 각기 다른 백업 방법을 사용해 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해 보기도 했습니다. 몇 번인가 사고가 일어났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고 실제로 ‘새 하드디스크 구입 비용’을 제외하고는 손실을 입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사고는 일어났습니다. 오래된 ‘IBM Thinkpad X22’를 서버로 사용하며 여기 물려 집안에 있는 여러 PC에 음악과 동영상을 중계하고, 집과 회사 사이에 SVN 서버로도 사용하던 디스크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회사에서 SVN 서버가 응답이 없길래 ‘오래된 노트북이 또 멈췄나보군’ 하고 별 문제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확인해 보니 오히려 노트북은 몇 주에 걸쳐 전혀 문제 없이 돌고 있었고, 하드디스크가 인식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결국 되살릴 수 없었지요.
중요한 점은 이 디스크는 백업이 없었다는 겁니다. –_- 사실 여기 저기서 모은 동영상 파일은 솔직히 이야기해서 100% 불법 동영상입니다. 영화, 드라마 등등, ‘구입할 방법이 없다’는 건 사실 핑계이고, 어떻게든 댓가를 지불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이 동영상들에 대한 제 생각도 “뭐 날아가도 할 수 없지” 수준이었는데, 아니나다를까, 이게 날아가 버렸습니다. SVN 리파지토리도 회사와 집 사이에 파일 동기화에 너무너무 편리하게 사용했지만 이것 역시 윈도우 7로 넘어오면서 슬슬 다른 ‘덜 삽질스러운’ 방법을 찾아보려고 하던 중에 날아가 버렸습니다,
언제 날아가도 ‘하는 수 없지’ 하던 데이터였지만 막상 사라지고 보니 상당히 아쉽더군요. :(
그 후로 몇 주 사이에 꽤 많은 습관을 바꿨습니다. 일단 거대한 용량을 차지하던 사진을 구글 스토리지 200기가를 구입해 모두 웹에 올려놨습니다. 웬만한 문서나 PDF 파일 따위는 개인 계정에 있는 위키에 정리하거나, 구글독스에 올렸습니다. 집과 회사의 파일 동기화는 드롭박스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행동은 아주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던 서비스 공포증과 반대인 행동입니다. 웹서비스는 언제 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그런 서비스에 의존하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제 주변의 데이터들이 더 이상 저 스스로 관리 부담을 지기에는 너무 빨리 변하고, 많이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부분을 웹서비스에 의존하면서 제 스스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사진 파일을 메인 PC와 다른 두 개의 백업디스크에 보관하는 대신 메인 PC, 메인 PC의 백업 디스크, 피카사웹에 보관하는 쪽이 더 안전하고 속편합니다. 문서는 구글독스에 올려놓는 편이 내 하드디스크보다 안전하고, SVN 서버를 굴리며 거대한 파일을 리파지토리에 집어넣는 삽질을 하느니 드롭박스가 백배는 편합니다. 관리 부담이 줄어든 대신 문서를 읽고 사진을 구경하는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국 다 치우고 백업장비는 이거 하나 남았습니다.
물론 동영상 + SVN 리파지토리 디스크가 날아갔다고 해서 백업을 모두 없앤 건 아닙니다. 여전히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할 곧 9년차에 접어드는 ‘IBM Thinkpad X22’ 노트북 서버는 돌고 있고, 메인 PC에 물린 백업디스크 하나는 남겨놨습니다. 그래도 최소한 이 정도는 남겨야 하지 않을까 싶은 마지노선이지만 어쩌면 앞으로 시간이 더 지나면 하드디스크 대신 윈도우7 DVD 한장 덜렁 놔두고 장애가 생기면 윈도우 DVD만 넣고 부팅한 다음 복구는 어디 붙어있는지 모르는 서버로부터 전송 받아 진행하게 될른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백업 디스크는 하나만 남았고 백업을 관리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을 시간을 벌었습니다. 물론, 제 데이터는 물리적으로 어디에 있는 어느 서버에 가 있는지 알 수 없게 됐습니다.
어쩌다 hwp 파일 하나를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게 뭐 하는 파일이더라' 라고 몇 초 동안 고민하닥 무슨 파일인지 생각해낸 다음, '이걸 어떻게 봐야 할까' 하는 고민을 30초 정도 한 다음, 한글과컴퓨터 홈페이지에 가서 한글 뷰어를 다운로드 했습니다. 예전에는 로그인 하지 않으면 다운 받을 수 없게 해놔서 지금도 그러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는데, 천만 다행으로 로그인을 요구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게시판 구석에 ESC키의 1/4 크기로 붙어 있는 다운로드 아이콘은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설치해서 실행해 보니 과연 hwp 파일이 잘 보입니다. 그런데 화면 아래에 대문짝만한 광고가 번쩍거리고 있네요. '아. 이거 광고 있었지'란 생각이 들면서 이 프로그램으로 계속해서 파일을 읽고 싶은 생각이 사라졌습니다. 그렇잖아도 화면이 좁아터졌는데, 밑에 광고가 번쩍이는데다가 광고가 계속해서 주의를 분산시키는 덕분에 도통 문서를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pdf 파일로 프린트한 다음 그걸 보기로 했습니다. 무사히 pdf 파일로 만든 다음, 한글 뷰어를 닫아버렸습니다.
아크로뱃 리더로 pdf 파일을 열었습니다. 광고도 없고, 귀찮은 UI도 없이 이제야 문서를 좀 편하게 보나 싶었는데, 잘 보니 문서 오른쪽 아래 구석에 아까는 없었던 이상한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이 문서는 한글과컴퓨터 한글 뷰어 2007에서 인쇄한 문서입니다. 한글과컴퓨터 오피스 2007 정품을 구매하시면 보다 향상된 기능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 대단합니다. 끈질깁니다. 어떻게 해서든 광고를 쳐 해 대느라고 아주 똥을 뺍니다. 이런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기능에 대한 필요에 의해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기능이 필요한데, 그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가 있다면 사용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굳이 광고를 번쩍거리며 주의를 끌고, 매 페이지 아래마다 문구를 출력해 가며 생 지랄 발광 하지 않아도 충분히 잘 만들었다면 사용할 겁니다.
문득 지금도 열고 있는 아크로뱃 리더에는 아무 군더더기도 없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아이팟 터치를 제일브레이크 하고 나서, 사용 가능한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들을 가지고 놀아봤습니다. 대체 제일브레이크 된지가 언제인데 벌써 이런 어플들이 나와있는건가 하고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이폰이 깨진지는 더 오래됐으니까 아이팟 터치용으로 수많은 어플이 사용 가능하다고 해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대체로 조그만 유틸리티들이 많았는데, 게임이나 채팅에서부터 개발 환경에 이르는 꽤 광범위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 사용 가능한 대부분의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은 이 목록에서 구경할 수 있으니 검토해 보고 사용하면 됩니다.

'Apollo IM'은 이것저것 메신저 통합을 지원하지만 한글 지원이 되지 않습니다. 실행하자마자 장렬히 박살난 사람들의 대화명이 맞이합니다. 단, 영문으로 대화는 가능합니다. NDS용 MSN 매신저처럼 그림을 그려 보내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Books' 역시 한글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가장 필요로 하는 기능 중 하나이지만, 한글이 보이지 않는 이상은 쓸모없습니다. 물론, 훨씬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 'MobileFinder' 는 터미널 에뮬레이션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면 꽤 쓸모있습니다. 데스크탑과는 달라서 사용에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파일시스템을 왔다갔다 할 수 있고, 파일에 따라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실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여러 파일을 여닫는다면 추천합니다. 'MobileRSS' 는 잘 동작하지만, 일부 페이지의 좌우 맞춤이 지원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로로 길게 늘어진 글을 읽을 때는 좌우로 스크롤해야 하는 불편이 있습니다. 'MobileTextEdit'는 꽤 괜찮지만 아이폰의 '메모'를 들고왔다면 또 설치할 필요는 없습니다. 'Sketch'는 왠지 모르지만 누르면 튕겨나옵니다. :( 'ToDoList' 는 내장된 캘린더에 'Tweak Calender'를 적용하거나, 아이폰용 캘린더를 덮어씌우면 별로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런데, 이북이 지원되지 않으면 꽤 우울합니다. 텍스트 뷰어에서는 한글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이팟 터치에는 사파리 브라우저가 두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있고, 사용하기 꽤 편리합니다. 그래서, 제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Apache'를 설치하는 겁니다. 설치하고 나면 '/Library/WebServer/Documents/' 아래에 넣은 파일에 접근할 수 있는데, 여기에 텍스트 파일을 넣어두면 파일 목록을 브라우징해 원하는 텍스트 파일을 읽을 수 있습니다. 피봇이 지원될 뿐 아니라 확대 축소도 자유롭기 때문에 꽤 편리하게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물론, 이북에서 지원해야 할 책갈피 같은건 지원되지 않습니다. 하나 더, 이아폰과 아이팟 터치에서는 'pdf' 파일을 그냥 읽을 수 있는데, 앞에서 이야기한 디렉토리에 'pdf' 파일을 올려놓으면 아주 예쁘게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텍스트 파일이나 웹페이지처럼 두번 두드리면 자동으로 좌우 길이에 문서를 맞춰주는 기능 같은건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손가락을 잘 꼬아서 봐야 합니다.
아직 시도하진 않았지만, 일단 설치된 아파치 웹서버를 놔두고, 'php'나 'perl'을 설치해서 다른 웹 어플리케이션을 로컬에서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위키같은걸 넣어두고 'pscp'를 이용해 데스크탑 위키와 자동으로 싱크해 사용할 수 있어 보이는데, 아직 시험하지는 않았습니다. 사실 이건 꽤 구미가 당겨서, 주중에라도 시간이 나면 시도해볼 작정입니다. 다른 웬만한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보다 데스크탑과 싱크되는 스텐드 얼론 위키쪽이 더 매력적입니다. 좀 더 생각하면 꼭 스텐드 얼론 위키가 아니라도 가능할 것 같지만, 그쪽은 자동화하려면 좀 더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아이팟 터치에 아파치로 웹서버를 열어 무선에 접속되면 무방비 상태가 됩니다. 아이피를 받고 나면 이 아이피에 접근 가능한 모든 단말기로부터 접속이 허용됩니다. 그래서, 두 가지를 권하고 싶은데, 일단 기본 계정인 'root:alpine'의 패스워드를 바꾸는걸 권장합니다. 또 하나, 저 위에 있는 아이폰용 네이티브 어플리케이션 리스트에서 파이어월을 설치해두는 것도 추천합니다. 일단 사정없이 까서 이것 저것 할 수 있게 된 건 좋지만, 보안 관리가 없으면 걸어다니는 시한폭탄이 됩니다. :(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