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몇년째 고민해 오고 있는
스토리지 문제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습니다. 몇년 전부터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기기들이 이제서야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마도 1년 이내에 경쟁에 의한 가격하락과, 성능 향상이 함께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가정용 서버와 홈 네트워크의 중요성이 점점 더 강하게 부각되고, 관련된 상품들도 이제서야 빛을 보게 될 겁니다.
이야기를 계속하기 전에 몇년씩이나 고민해 온 스토리지에 대한 니즈를 간단히 이야기하면, 간단히 '네트워크상에서 동작하며, PC와는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파일 서버'입니다. 간단하지만,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이런 기기를 만드는 회사는 극소수였습니다. 개인용으로 나오는 스토리지 기기는 기껏해야 USB나 FireWire로 PC에 연결되는 외장 스토리지 정도였습니다. 이들은 PC 전원을 끄면 데이터를 머금고 있는 것 이외에는 아무데도 쓸데 없어집니다. 그나마 랜선으로 연결할 수 있게 만들어진 개인용 NDAS들도 PC에 전용 드라이버를 인스톨해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의미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PC와 독립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그 자체가 독립적인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로, 일반 PC와 똑같은 아키텍처로 만들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사실상 PC 한대와 똑같은걸 만들어 팔아야 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적당한 제품을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임베디드 시스템이 이런 회사의 고민에 나름 돌파구를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럭저럭 괜찮은 성능의 독립 시스템을 아주 낮은 가격에 만들고, 여기에 하드를 붙이면 되었으니까요.
새로텍의 NHD-355 역시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한 완전히 독립된 외장형 스토리지입니다.
NHD-355의 가장 큰 특징은 PC와 완전히 독립적으로 동작한다는 점입니다. 특정 PC에 종속적이지 않기 때문에 PC에 드라이버를 인스톨할 필요도 없고, PC를 꺼도 장비 자체가 파일 서버로 동작할 수 있습니다. 여러 대의 PC에서 사용하기 위해 각각의 PC에 설정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단지 게이트웨이로부터 아이피를 받아 워크그룹 내에 등록하기만 하면 끝입니다. 드라이버를 설치해 드라이브 문자를 추가하지 않고, 그냥 파일 서버를 대하는 것과 똑같이 '\\Backup\' 따위의 공유 디렉토리 주소를 드라이브 문자로 할당해서 사용하면 됩니다.
설치는 조금 귀찮습니다. 새로 구입한 하드디스크를 기계 안에 집어넣어야 하는데, 데이터 전송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적당히 배치한 다음 뚜껑을 닫는 것이 조금 귀찮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또, 하드디스크를 이리저리 밀다 보면 자칫 CPU 위에 위치한 냉각 팬 케이블을 뽑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드디스크를 얹기 전에 데이터 케이블과 전원 케이블을 적당히 정리한 다음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파치 웹서버와 MySQL 데이터베이스 서버, 메일 서버 등을 운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웹 서비스에 사용하기에는 장비의 성능이 받쳐주지는 못하지만, 로컬 네트워크에서 사용할 웹 서비스에는 충분한 성능입니다. 기본적으로 삼바 파일 서버와, FTP 프로토콜을 지원하기 때문에 로컬 네트워크와, 외부 네트워크 양쪽 모두에서 파일 서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파치 웹 서버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간단히 웹 공유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거기에 임베디드 리눅스 기반이라고 해도 웬만한 인터페이스에서 리눅스 쉘에 직접 접근할 일이 없어 리눅스 시스템을 사용할 줄 몰라도 상관없습니다.
제공되는 소프트웨어는 만들다 말았습니다. 기능은 충분하지만, 편리하지 않고, 자잘한 손질이 부족합니다. 다른 소프트웨어는 일절 필요 없지만, 초기에 하드를 설치하고, 리눅스를 인스톨하는 과정을 자동화한 장비 셋업 소프트웨어의 실행만은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급적 이 장비 셋업 소프트웨어 이외의 소프트웨어는 다른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FTP 클라이언트는 기존에 즐겨 사용하던 것으로, 백업 스케쥴러는 다른 잘 만들어진 것을 사용하면 됩니다. 기기 자체가 일반적으로 스토리지에 사용되는 프로토콜들을 충실하게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해도 상관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4포트나 되는 인터넷 공유 기능 때문인지, 이 장비가 외부 네트워크에 직접 접속되어 사용되는 환경이 주로 고려되어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는 환경에서, 로컬 네트워크에 아이피를 하나 추가해서 사용하기에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아이피 설정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기기를 PC에 직접 접속시켜 네트워크 관련 설정을 변경해야 하는데, PC가 한 대 뿐인 환경에서는 꽤 귀찮은 일이 될 겁니다. 하지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서버 이외의 기능을 제거한 기기의 특성상, 초기 설정에 PC가 필요한 점을 제거하기는 어려울 거라고 생각됩니다. 특별히 단점이라고 하긴 어렵네요.
USB포트 2개가 달려있어 프린터를 연결해 프린터 서버로 사용하거나, USB 타입의 외장 하드를 연결해 백업용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네트워크 스토리지를 찾아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외장 스토리지는 네트워크 타입을 구입할 예정이기는 하지만, USB포트에 직접 백업용 스토리지를 연결해 PC와는 관계 없이 백업할 수 있다는 점은 상당한 메리트가 있습니다. 다만, 기왕 PC에 독립적인 백업을 지원하려면 다른 네트워크 스토리지에도 백업할 수 있었으면 기기의 장점을 더 살릴 수 있었을텐데, 이 점은 아쉽습니다.
소음은 작지 않습니다. 조그만 팬이라고 만만하게 봤는데, 생각보다 시끄럽습니다. 제 PC의 소음과 비슷하거나 조금 작은 정도입니다. PC가 꺼지고 나면 소음이 좀 더 과장되어 들려옵니다. 팬을 꺼버릴까도 생각했는데, CPU 바로 위에 달려있어 팬을 제거하는 것도 여의치 않습니다. 또, 팬 위치가 기기의 옆면을 향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기기 위에 다른 기기 - 공유기나 스위치 허브 - 를 올려놓을 지도 모른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차라리 팬의 위치가 기기의 전면이나 후면을 향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광고에서처럼 여러 사람이 원활하게 파일 서버로 사용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기기입니다. 웹 서버와 데이터베이스 서버, 그리고 메일 서버를 지원하지만, 기기의 성능이 좋지는 않기 때문에 네트워크 대역폭에 관계 없이 전체적으로 낮은 전송 속도를 보여줍니다. 빠른 속도가 필요하다면 USB나 FireWire를 통해 PC에 접속되는 기기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하지만 PC와 완전히 독립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방금 이야기한 몇개 안 되는 단점을 상쇄할만큼 충분한 가능성을 제공합니다. USB 타입의 외장형 하드디스크와 비교하면 상당히 고가이지만, 낮은 사양의 PC 한대를 구입하는 거라고 생각해보면 그리 비싼 가격도 아닙니다.
찾아보니 유사한 제품이 많이 보이는데, NHD-355는 그런 제품들 가운데에서도 꽤 쓸만하다고 추천할 만한 제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