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검색된 포스트 '2'건

  1. 2009/09/24  구매 경험과 지원 요청 경험 (4)
  2. 2007/02/09  사실, ActiveX 없이 결제 잘만 된다. (20)

구매 경험과 지원 요청 경험

국내 쇼핑몰에서 카드 결제 한번 하려면 내가 돈 쥐고 있는 사람인지, 아니면 위대하신 쇼핑몰님께 제발 카드 결제 좀 부탁 드리는 것인지 잘 구분이 안 됩니다. 내가 내 카드를 그을래도 일단 주머니 속에 든 쇠붙이 모두 꺼내고 신발과 모자를 벗은 다음  금속탐지기 앞을 지나 엑스레이 앞에서 바지를 내려 보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물론 이 요구를 무시하면 비행기 탑승은 안녕 … 이 아니라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기는 글렀군요, 카드로 뭐든 사고 싶다면 그냥 지갑에서 꺼내 긁으면 되는데 꼭 바지를 벗어야 하는 겁니다. 이런 경험은 정말 최악입니다.

어제는 핸드폰에 쓸 프로그램을 좀 사기로 했습니다. 세 가지인데, 꽤 괜찮은 날씨 안내 프로그램, 간단한 RSS 리더, 기본 OS의 덜 떨어진 기능을 보강해주는 애드온 프로그램입니다. 이들은 여러 가지 핸드폰에 들어가는 프로그램을 파는 앱스토어에서 팔고 있습니다. 가서 제 핸드폰 기종을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하면 됩니다. 이 경험이 국내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경험과 다른 점은 굳이 바지를 내리라고는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물론 엑스레이 앞을 걸어 지나가야 하지만 주머니에 쇠붙이를 모두 꺼내거나, 신발과 모자를 벗거나, 바지를 내릴 필요가 없습니다. 보안 접속 상태에서 카드 번호와 인증 정보를 입력하고 서브밋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편리하고 깔끔한 경험입니다.

그런데, 세 가지 프로그램을 구입하는 도중에 실수로 한 프로그램에 핸드폰의 PN 코드를 입력하지 않았습니다. 핸드폰마다 각기 다르게 부여되는 일련번호 같은 건데 핸드폰에 깔리는 프로그램이 이 일련번호를 이용해 인증을 합니다. 헌데 실수로 이 일련번호를 구입할 때 넣지 않아 인증이 안 됐고 저는 돈을 냈지만 프로그램은 여전히 데모 상태였습니다. 쇼핑몰 측에 문제를 알려야 했지요, 어떻게 알렸을까요.

쇼핑몰에서 날아온 구매 확인 메일에 그냥 회신을 눌렀습니다. 그리고는 상황을 설명하고 메일을 보냈고 몇 시간 만에 다시 회신 온 메일에는 인증 키가 들어 있었습니다. 무사히 데모 프로그램을 정식 버전으로 바꿀 수 있었지요.이런 과정을 국내에서는 어떤 식으로 경험하게 될까요. 일단 쇼핑몰에서 날아온 구매 확인 메일 아래에는 대빵만하게 ‘이 메일은 발신 전용입니다.’라고 적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저는 제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마이 페이지’인지 ‘고객센터’인지, 혹은 ‘1:1 문의’인지 모르는 쇼핑몰 이곳 저곳을 들쑤셔 간신히 게시판을 찾아 나도 뭔지 모르는 문제를 분류하기 위해 나도 모르는 카테고리를 고른 다음에야 내 상황을 설명할 수 있게 됩니다.

그걸로 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쇼핑몰의 상담 담당자는 내게 다른 정보를 요구할지도 모르고, 나는 그걸 설명하기 위해 다시 알 수 없는 복잡한 메뉴를 찾아 들어가 게시판에 글을 남기는 수고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국내를 벗어나면 문제가 비교적 간단해집니다.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위에서처럼 메일 회신을 통해 바로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굳이 복잡한 홈페이지를 헤매게 하지도 않고 나에게 내 질문을 분류하라고 요구하지도 않습니다. 그냥 메일에 편안하게 회신하고 기다리면 됩니다.

굳이 복잡한 1:1 문의 게시판을 이용하도록 만든 것은 철저하게 개발자와 관리자 위주로 만들어진 프로세스 때문입니다. 사용자의 질문은 추적 가능해야 하는데, 이를 로그인 후 적을 수 있는 게시판 형식으로 만들면 회원이 아닌 사람에게 뻘 질문을 받지 않아도 되고 처음부터 대강 카테고리가 분류되어 있으면 답변하기도 편하기 때문입니다. … 하지만 메일로 처리되는 사용자 지원에서도 이와 거의 동일한 기능을 제공 받을 수 있습니다. 웹 사이트 개발자가 좀 더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 프로세스를 만든다면 가능합니다. 하지만 국내에서 메일로 사용자 지원을 편안히 받을 수 있는 사례를 거의 본적이 없네요

2009/09/24 20:36 2009/09/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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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ActiveX 없이 결제 잘만 된다.

몇년 전부터 설때 집에 내려가기 위해 고속버스 승차권을 예매하기 위해 이지티켓 사이트를 사용했습니다. 사이트 생김새에서 풍겨오는 느낌 그대로, 꽤 오래 된 사이트이고, 디자인을 왕창 뜯어고친다든지, 난데없이 회원을 모집한다든지 하는 일체의 병신짓을 지양한 채로 예전 디자인 그대로 믿음직하게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가끔가다가 이런 사이트에 갑자기 광고가 주렁주렁 붙는다든지, 팝업이 우르르 뜬다든지 해서 기분이 왕창 나쁜 일들이 있었는데, 이 사이트는 몇년에 걸쳐 그런 일 하나 없이 잘 돌아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사이트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도 상당히 높습니다. 비록 1년에 고작 수회 사용하고 있지만요.

이 사이트에서 승차권을 예매하기 위해서는 카드 결제가 필요합니다. 일단 가승인한 다음, 터미널의 창구에 가서 카드를 제시하고 발권을 하는 식이기 때문에 일반 결제와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사이트에서 가승인을 하기 위해서는 카드 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유효기간 등의 정보를 입력해야 합니다. 즉, 일정 수준 이상의 보안이 필요하다는 의미.

하지만 이지티켓에서 몇 년 동안 승차권을 예매하면서, 단 한번도 '팝업'이나, 'ActiveX 컨트롤의 설치'를 요구받은 적이 없습니다.한창 윈도우 XP 서비스팩 2 때문에 다들 고생할 때에도 이 사이트에서는 아무 공지도 안 내걸었습니다. 서비스팩 2 할아버지가 오건 말건 이 사이트에서는 결제 과정 도중에 팝업이 튀어나오지도 않았고, 이리저리 꼬인 스크립트가 말썽을 일으키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아무런 추가 컨트롤의 설치도 없었습니다. 다만, 카드번호를 입력할 때가 되면 조용히 주소 옆에 자물쇠가 생겨났다가 번호를 입력하고 나면 조용히 사라지는 정도. 예약 정보를 조회하기 위해서는 인증 수단으로 다시 카드 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이 사이트에서 몇 년 동안이나 계속해 온 결제 과정의 간편함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이지티켓에서 결제 과정에 단지 SSL을 이용한 보안만을 사용하는 것이 '가승인'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약한 법의 적용을 받는 것인지, 아니면 128비트 암호화 모듈 사용에 대한 정부의 법령을 위반하고 있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SSL만으로도 필요한 수준 이상의 보안 상태를 이용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이 사이트가 몇 년에 걸쳐 보여준 신뢰할만한 운영을 생각하면 대단한 128비트 암호화를 위해 팝업과 꼬인 스크립트와 추가 컨트롤 설치로 결제 과정을 얼룩지도록 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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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11:50 2007/02/0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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