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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01  블로그 잡음.

블로그 잡음.

고리타분한 생각인지 모르겠지만, 블로그 사이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글 자체라고 생각합니다. 대강, 제목과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을텐데, 여기에 답글이나, 트랙백, 그리고 RSS 등이 붙어 점점 사이트의 모양을 갖춰 갑니다. 여기에 사이드바도 달고, 사이드바에 간단한 정보들을 표시해 주면 드디어 많이 보이는 블로그의 가장 기본적인 모습이 완성됩니다. 여기에 그림을 추구한다든지, 사진을 걸어둔다든지, 사이트의 제목을 수정한다든지 해서 다른 사람과 다른 모양의 사이트가 만들어집니다. 여기에, 글 아래에 본문을 자동으로 검색해서 나타나도록 만든 관련 글 목록과, 랜덤으로 나타나는 이전 글 목록, 메타 사이트에서 조회한 글 목록 등이 주르륵 붙어 그럴싸한 블로그 페이지가 완성되었습니다.

블로그의 글이 적혀 있는 페이지에서, 글 자체와 답글, 트랙백, 네비게이션 이외의 정보는 '잡음'에 가깝다고 느낀 적이 있습니다. 어느 블로그에 가서 글을 하나 읽고는 답글을 달아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스크롤을 내렸는데, 트랙백 폼도, 답글 폼도 나타나지 않습니다. 글은 분명 끝났는데 중간에 관련 글 리스트가 나타나 있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이 관련 글 리스트는 '정말로' 관련 있는 글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단편적인 단어의 일치만으로 글의 관련성을 말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허구에 가까운 일이니까요. '그런가보다' 하고 아래로 스크롤을 내렸더니 이번에는 랜덤 글 목록이 나타납니다. 이전에 썼던 글 중 몇 개의 링크를 보여주는 리스트인 모양입니다. 또 링크를 내려보니 이번에는 각종 메타 사이트로 가는 자동 링크와 메타 사이트에서 검색되어 온 글 목록. 거길 지나니 구글 광고가 피날레를 장식합니다.

글 길이의 80%에 달하는 길이를 더 스크롤하고 나서야 간신히 답글 폼과 마주쳤는데, 이젠 답글을 쓸 기력도 없었습니다. 그 아래까지 광활하게 펼쳐진 사이드바를 보니 마침 다음에 순례하려고 한 사이트가 링크 리스트에 들어있길래 얼른 그걸 눌러 사이트를 빠져나왔습니다.

관련 글 검색이나 메타 사이트의 관련 글 검색, 랜덤 리스트 등은 분명 필요한 순간들이 있을 겁니다. 단편적인 단어의 일치에 의해 검색되어 나온 글들도 우연히 정말 관련성이 있는 글일 수도 잇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모든 사용자들에게 기본적으로 노출시킬 필요는 적다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고 난 다음 '다양한 정보'를 접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글을 읽고 난 다음 '굉장한 잡음'에 빠져 서둘러 자리를 뜰 수도 있습니다. 글 아래에 수많은 리스트를 붙이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리스트들이 글에 잡음이 되지 않는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07/04/01 15:45 2007/04/0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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