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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6/21 공연. (18)
다녀왔습니다. 테스트 서버 오픈 준비에 난감한 점이 있어서 새벽까지 회사에 있다가 집에 굴러들어갔는데, 일어나보니 어느새 하늘에 해가 두둥실 떠있었습니다. 이런 컨디션으로 출근은 커녕 저녁때 공연 구경이나 갈 수 있을까 난감했는데, 제가 피곤하다고 공연이 미뤄지는 건 아니라서 퇴근시간이 가까워지자 슬금슬금 광화문으로 출발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세종문화회관 앞에 왔을 때는 현수막이 아래쪽에 걸려있었는데, 오늘은 현수막이 대극장 옆에 두둥실 떠있더군요. 단, 그 앞에서 노무@ 재집관반대어쩌구하는걸 하는 골빈애들이 있는 점은 맘에 안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을 판매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이 간 회사 동료분들과 첫 곡이 뭘지 맞춰보자고 했는데, 모두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공각기동대 2nd GIG의 마지막화를 장식하는 'Torukia'가 첫곡이었습니다. 시작부터 공각기동대 곡을 세곡 연속으로 뿜으며 Origa의 실력을 있는대로 뽐냈습니다. 사실, OST에 수록된 곡을 들을 땐 '설마 라이브에서도 저렇게 노래하는걸까?'라고 생각했는데, 정말로 라이브에도 그렇게 부르더군요. 첫곡에 이어 'Inner Universe'와 'Rise'를 뿜어낸 후에 아야마네씨가 다음 곡을 이어받을 때 까지 시작부터 아주 골로 가보자는 선곡의 무대였습니다.
사실, 공연 전에 걱정했던 것이 '분명 게임 음악만 연주하면 다들 잘텐데'란 거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상당수 사람들이 게임 음악을 다 못 들어봤을텐데, 들어본 적도 없는 곡으로 진행되는 콘서트만큼 앉아있기 어려운 것도 드물 겁니다. 그런데, 게임 음악과 사람들이 잘 알고 있을 법한 다른 곡들을 잘 섞어 졸릴 위험성이 충분한 곡들이었지만, 졸리지 않도록 잘 구성했습니다. 공연 전체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게임 전투 음악인 'Din Don Dan Dan'에서 비밥의 'BLUE'로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사실, 전투할 때마다 저 음악이 나와서 질린 나머지 전투 음악을 꺼놓고 게임을 했습니다. 저 곡, 끝부분까지 들어보면 꽤 맘에 드는 곡인데, 전투를 반복하다 보면 늘 곡의 앞부분만 듣게 되어 질리거든요. 하지만 곡의 끝까지 가자 그 지루한 전투음악에 모두가 열광했습니다. 거기서 바로 비밥의 'Blue'로 이어졌습니다.
그 외에, 사카모토씨는 나오긴 나왔는데, 추억의 명곡을 불러준 것을 제외하면 실망스러웠습니다. 다른 두 명의 가수가 워낙 훌륭해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였을 수도 있지만, 곡 중간 중간에 아쉬운 모습이 많이 보였습니다. 단, 야마네씨가 'Blue'를 부르고 있을 때, 무대 오른편에서 귀신놀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왠지 불쌍하단 생각이 들어 실망스럽다고 말하기도 애매했지만요. :(
뭐 좋고 나쁘고 이전에, '재미있는' 공연이었습니다. 오케스트라가 포함된 공연에서 무대 위에 있는 사람들이 논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드문데, 다들 무대 위에서 잘 논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즐거웠습니다. ... 작곡 겸 지휘자의 극성으로 다들 한국어 연습을 했을 걸 생각하면 귀신놀이하던 사카모토씨와 더불어 잠시 묵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