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CD': 검색된 포스트 '1'건
- 2009/01/10 돈 아까움 (18)
우주가 팽창을 시작하고 우리운하가 생길 무렵 마지막으로 한글 가사가 나오는 음반을 구입했습니다. 슬슬 머리가 커질 무렵이었는데, 어전지 가요에 정이 생기질 않았습니다. 왠지 흥얼거릴 생각이 들지도 않았고, 가사가 재미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당연히 그런 음반을 사는데 쓸 돈 같은건 없었고, 그 무렵부터 여전히 우주가 팽창을 계속하고 있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글 가사가 나오는 음반을 사질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엊그제 정말 오랜만에 한글로 된 음반을 사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기왕 생각이 든 김에 얼른 사보자는 생각에 덥썩 구입했습니다. 배송료 절감에는 김므겡선생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스트리밍 되는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로 곡을 들었을 때, 이번에는 정말 생각 많이 하고 만든 곡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곡을 팔려면 곡이 좀 싸야 하는데 진짜 싸게 만들면 트로트와 경쟁해야 하니까 이 사이에서 적당히 만들기 아주 어렵습니다. 물론 경쟁사에서 트로트에 가까운 싼 곡으로 돈을 잘 버는 모양이니까 그런 식으로 가면 좋겠는데, 대놓고 따라가면 또 욕을 먹을 테니 적당히 싸고 적당히 세련된 곡을 만들어야 했겠지요. 그리고 그룹의 이미지 역시 '팔리게' 잘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한글 가사가 나오는 음반을 산 건데, 끝까지 좋은 소리만 하기엔 아주 좆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CD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비는 컴퓨터와 엑박과 플스와 구형 노트북 뿐이라 일단 CD를 뜯어 늘 하던대로 립핑을 하려고 하는데 ... 어? 미디어 플레이어가 멈추네요. 어쩌다 일어나는 일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다시 시도했는데, 이번에도 멈추네요. 검색해보니 저와 똑같은 상황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널려 있었습니다. 확실하지 않지만, CD에 뭔가 장난을 친 모양입니다.
기분이 확 상했습니다. 난 단지 지난번에 산 쥐플레이어에 노래를 넣어 듣고 싶었을 뿐이고, 그걸 위해 음원을 담은 미디어를 구입한 건데, 내 생각대로 음원을 제어할 수 없게 되자 사기당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마치 잘 사온 DVD가 지역코드가 달라 재생되지 않는 것 같은 좆같은 기분입니다. 이 상황에서 정상적이라면 음원 파일을 중복으로 구입해서 들어야 한다는 건데, 그럴거면 CD를 내지 말고 포스터만 판다든지 하는게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왜 이런 장난을 치는지는 잘 알고 있지만, 요즘 세상에 CD로 걸어다니며 음악을 듣는 사람만을 대상으로 음반을 팔려고 하면서 '음반이 안팔려 ㅜ_ㅜ 립핑 즐' 이딴 소릴 하려는 작태가 참 마음에 안 들었습니다. 그냥 정확히 말하면 불법으로 돌아다니는 음원 파일을 구해다가 듣기로 했습니다. CD를 안 뜯었으면 반품하는건데, 뜯어서 반품도 안 되고, 기분이 참 거시기합니다. 다음부터는 그냥 이 회사에서 나오는 음반은 안 사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