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편의': 검색된 포스트 '1'건
- 2009/06/13 보안과 편의 (4)
사무실에서 메신저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프록시 서버를 사용해야 합니다. 프록시 서버를 회사 밖에 두고 거기에 연결해서 쓰면 됩니다. 처음에는 프록시 서버를 검색해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다가 이게 영 느리기도 하고 프록시 서버를 못 찾으면 장시간 접속이 안 되기도 하는 점이 귀찮기도 하고 해서 집에서 서버로 사용하던 구형 노트북을 프록시로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 노트북은 이제 구입한지 8년이 된 씽크패드 X22입니다.
프록시까지 연결에는 귀찮지만 VPN을 사용했는데, 유동아이피를 간단한 도메인 네임에 매핑시키기 위해 머리를 쓸 필요도 없었고 연결을 암호화 해주기 때문에 중간에 누군가 – 이를테면 회사 - 메시지를 가로챌 가능성도 낮았습니다. 또 접속하는 장소의 네트워크 상태에 별 영향을 받지 않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집안에서 다른 PC에 무선으로 접속할 때도 네트워크 환경에 신경 끄게 해 주는 VPN을 사용하고 있었지요.
이렇게 프록시 서버를 만들어놓고 보니 이게 꽤 편해서 다른 사람들도 같은 방법으로 메신저를 사용하게 했는데, 잠깐 사이에 수십 명을 네트워크에 넣고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펜티엄3, 800MHz, 256MB의 아슬아슬한 사양이지만 수십 명이 붙어도 그럭저럭 견뎌냈습니다. 다만 하드디스크 수명이 거의 다 되어 액세스 속도가 점점 느려져 가는 상황입니다. 가끔씩 하드디스크에서 ‘휘리리리릭~ 철커덕 철커덕’ 하는 무시무시한 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하지요. 여튼 이 아슬아슬한 사양의 서버에 수십 명이 24시간 붙어 기계를 혹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계는 하드디스크 노후 문제 이외에도 전원부에 슬슬 문제가 생기고 있었습니다. 업타임이 3주를 넘기면 랜덤으로 기계가 꺼지는 겁니다. 사실 이건 업타임이 3주 정도에 다다르기 전에 기계를 껐다 켜면 해결됐는데, 당연하지만 늘 까먹고 있다가 어느 날 갑자기 기계에 핑이 안 가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 문제는 부품 교체 같은 걸로는 더 이상 해결할 수가 없기 때문에 노트북에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 그날까지 그냥 쓰리라 마음먹고 있던 참입니다.
그건 그렇고 어제는 사무실에서 갑작스레 메신저들이 오프라인이 되고 IRC가 재접속을 99번 시도한 다음 퍼져버렸습니다. 집까지 핑이 안 가더군요. 그러고 보니 업타임이 한 3주쯤 됐습니다. 그런데 결국 집에 와서 보니 기계는 살아있었고 죽은 건 네트워크 뿐이었습니다. VPN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사실상 VPN을 사용하지 않는 나머지 모든 접속을 차단했기 때문에 외부에서 VPN을 사용하지 않고서는 완전히 내부에 접속할 방법을 없애놨었습니다. 만약 어제 VPN을 사용하지 않고서도 내부에 접근할 방법이 있었다면 바로 복구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네트워크가 맛이 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VPN을 통하지 않는 접속 방법을 남겨두는 것이 맞을까, 아니면 보안이나 편의를 위해 그냥 지금처럼 놔두는 것이 좋을까 하는 고민에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