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킨': 검색된 포스트 '3'건

  1. 2007/11/03  스킨 (2)
  2. 2006/05/01  제로보드 - 멍청함의 현명함. (20)
  3. 2005/11/26  장미빛 미래, 암울한 상상. (14)

스킨

아주 오래전에, HTML을 배운다고 한참 깝(딸) 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위지윅 웹 에디터 아무거나 가지고 만들면 간단하고 편한 건데 그때는 HTML을 하드코딩하면 뭐 벼슬이라도 하는 건줄 알고 기를 쓰고 하드코딩으로 뭐든 만들었습니다. 삽질도 자꾸 하다보니 레벨이 오르길래 근처에 아는 사람들의 홈페이지 껍데기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만들면 좀 더 잘 만들지 않을까 싶어서 다른 사람의 껍데기를 자주 만들었습니다.

블로그를 열고 나서 꽤 오랜 시간동안 기본 스킨을 사용했습니다. 기본 스킨에는 제가 필요로 하는 모든 기능이 들어가 있었고, 블로그 도구가 버전업을 할 때마다 새로 추가되는 스킨 구성요소가 기본 스킨에만 적용되어 공개됐기 때문에 기본 스킨을 사용하고 있으면 블로그 도구의 버전이 올라가도 별로 신경 쓸 필요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웠습니다. 비록 요새는 웹 페이지를 RSS나 기타등등의 방법으로 긁어다가 읽는게 대유행이라 이전만큼 페이지 디자인의 중요성이 높지는 않지만, 개성있고 사용하기도 편리한 페이지 디자인을 오랜 기간 동안 유지하시는 분들을 보면 무척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HTML좀 만지고 이미지 편집 도구좀 만질 줄 안다고 바로 페이지 디자인에 사용할 스킨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웹은 수많은 땜빵 기술이 짬뽕된 공간이라 뭐 하나만 알고서는 그럴듯한 페이지를 만들 수가 없습니다. HTML 코드도 만들 수 있어야 하고, 이미지 편집도 좀 해야 하고, 레이아웃이나 타이포그라피에 대한 약간의 지식도 필요하고 블로그 도구마다 각기 다른 테마 - 혹은 스킨 - 규격도 알아야 했습니다. 거기에 다른 페이지들과는 다른 개성을 부여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좀 깨작거리다가 포기하고 그냥 기본 스킨 썼습니다. 그리고는 '필요로 하는 구성 요소가 모두 있어서' 라든지, '버전업에 구애받지 않으니까' 따위의 변명을 늘어놓았습니다.

무료로 구할 수 있는 스킨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얻을 수 있는 건 명성 뿐인데도 사람들은 보기 좋은 스킨을 만들어 댓가 없이 공개합니다. 최소한의 댓가는 이름을 지우지 말아달라는 정도. 이건 뭐 댓가도 아닙니다. 무료로 편리하게 받아다가 적용해서 사용하는 스킨은 위에서 이야기했다시피 꽤 많은 지식과 기술을 필요로 하고, 만들고 테스트하는데 인력과 시간도 필요로 합니다. 물론 장비도 있어야죠.

워드프레스 테마 판매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위에 이야기한 것과 같이 페이지 디자인을 만드는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고, 이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댓가를 지불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단 생각입니다. 마치 아무렇게나 휘갈겨 쓴 블로그 글 옆구리에 광고라도 하나 붙여 호스팅비라도 대 보자는 생각과도 비슷한데, 스킨 제작자들에게도 최소한 그 정도 이상의 댓가는 필요합니다. 싸이월드나 초기 네이버 블로그에서 페이지 디자인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개념을 보였습니다. 페이지 디자인에 대한 댓가를 지불하는 당연한 구조이지만, 유저들의 인식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사이트 디자인이 별거 없이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거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워드프레스의 테마 판매는 좋은 생각입니다. 뭘 하든 공짜는 없다는 제대로 된 인식을 기대할 수 있는 계기이기도 하고, 스킨 제작자의 지식과 노동력이 제대로 평가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

2007/11/03 22:46 2007/11/03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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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보드 - 멍청함의 현명함.

스스로도 제로보드에 데인 적이 몇 번인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게시판 솔루션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제로보드를 추천하곤 합니다. 다른 분들과 마찬가지로 제로보드에 불만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도' 그걸 대체할만한 솔루션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제로보드가 오래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추가적인 개발이 더 이상 아루어지지 않고 있어 슬슬 솔루션으로써의 수명이 다해 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대체할 만한 솔루션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때문에 이 레거시 솔루션을 유지하기 위한 웹서버와 데이터베이스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도 하지요.

문제는 위에서도 두번이나 반복했듯이 제로보드를 대체할 솔루션이 '없다'는 겁니다. 분명 혹자는 이런 저런 게시판들이 있으며, 게시판을 만들기도 쉬우며, 스킨이 없다면 스킨 정도는 '만들면' 된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만,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절망적일 정도로, 일반 사용자들에게 그런 일을 바랄 수 없습니다. 애초에 제로보드의 스킨조차도 만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겐 무리입니다.

제로보드가 인기있었던 점은 모두가 아시는 대로 스킨 때문일 겁니다. 그러면 '어째서 제로보드에는 그렇게 다양한 스킨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면, 꽤 멍청한 해답이 나옵니다. 근래에 만들어지는 게시판 솔루션들은 군더더기 없는 좋은 구조로 만들어져서인지 스킨을 하나 만들기 위해서는 게시판 솔루션 자체의 리퍼런스를 참고하고, 게시판 자체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을 가지지 않으면 안됩니다. 게시판의 각 부분이 훌륭하게 클래스화 되어 있다면, 자신이 필요한 기능이 어느 클래스에 들어가 있는지 소스를 읽거나, 제작자의 메뉴얼을 읽어야 할겁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는 스스로 파악하지 않는 한 거의 알 수 없지요. (근래에는 태터툴즈가 대표적입니다. 태터툴즈의 플러그인 이벤트 리퍼런스를 보신 적이 있습니까?)

멍청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제로보드는 '매우 전통적인' 웹 스크립트 구현방법을 답습하고 있기 때문에 스킨 파일에서 게시판에 들어갈 최종 데이터인 'data' 배열에 멋대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기능이 어디 붙어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지식같은건 크게 필요하지 않습니다. 출력 직전의 데이터 배열에 멋대로 접근해서 멋대로 변경하고, 멋대로 추가한 다음, 출력단을 수정해주면 뭐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제로보드를 이용한 겔러리에서부터 방명록, 일정관리, 예약관리시스템, 텍스트 아카이브, 블로그 등이 아무렇지도 않게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이런 멍청한 구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로보드와 스킨에 있어서 이 구조는 대단한 장점입니다.

어째서 요즘 만들어지는, 똑똑하게 설계된 좋은 게시판 솔루션들이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걸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멍청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시판이 아무리 적은 서버 자원을 차지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높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 방법이 제로보드가 사용하던 전통적이고도 지금에 와서 보면 멍청해 보이는 수준의 확장 방법을 제공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속해서 이야기하지만, 이 방법은 지금에 와서 보면 멍청하기 짝이 없는 방법이지만, 난이도 면에서 이에 준하는 방법이 나오지 않는 한은 앞으로도 오랜 기간 동안 이 레거시 솔루션이 서버의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어야 할 겁니다.

제로보드가 오픈소스로 굴러나와 개선되느냐, 아니면 다른 솔루션이 멍청하도고 현명한 확장 방법을 제공하느냐. 어느 한쪽이 실행되지 않는 이상은 지금의 상태가 계속해서 유지되겠지요.

2006/05/01 22:44 2006/05/01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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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빛 미래, 암울한 상상.

개인 홈페이지의 패러다임을 살펴보면서, 그러한 변화가 어째서 일어나고 있는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웹이 폭발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이 만들어 운영했던 개인 홈페이지를 떠올려 봅시다. 서점에는 수많은 기초 HTML 관련 서적이 뿌려지고, 약간의 노력으로 무료 계정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에도 홈페이지를 만들어 주는 허접한 '마법사'같은 것들이 있었지만, 사람들은 직접 페이지를 만들고, 컨텐츠를 기록했습니다. 이것은 홈페이지를 만드는 일이 사람들에게 '충분히 쉬웠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곤란해요.

라그나로크 온라인에는 호문클루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용자가 직접 작성한 AI파일이 게임상에 반영되어 싸울 수 있는 소환물의 개념인데요, 이 호문클루스는 루아스크립트로 작성된 AI 파일을 읽어들여 파일의 처리결과가 게임에 반영됩니다. 즉, 사용자들은 마치 로보코드를 만들듯 자신의 호문클루스를 디자인할 - 개념상의 차이가 있지만. - 수 있습니다. 멋진 개념이지만, 스크립트를 배워야 한다는 접근장벽의 문제와 생각보다 사람들이 AI 스크립트 파일을 공유하기를 꺼리는 현상에 의해 그다지 활성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웹표준 준수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합니다. 웹표준을 준수함으로써 얻어지는 여러 가지 장범과, 접근성의 개선, 기술상의 우수함, 현재 겪고 있는 브라우저들의 비호환성 문제 제거 등, 셀 수 없이 많은 이유들로 웹표준 준수에 대한 의견들이 지지됩니다. 처음에 한 이야기로 돌아가, 근래에 사람들이 더 이상 직접 홈페이지를 만들기를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 훌륭한 서비스들이 등장했기 때문이라는 점도 있습니다만, 더 이상 책 한권 사서 한 페이지씩 넘겨가며 만들 수 있는 것과는 거리가 먼, 복잡성의 한계가 왔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습니다.

태터툴즈에 기록한 컨텐츠들을 익스포트 하는 것에 대해서 생각해보다가, 태터툴즈의 스킨 구조가 XHTML 1.0을 완전히 지원하기 때문에 단순히 CSS를 제작하는 것 만으로도 인쇄 가능한 문서를 만들 수 있다는 답글을 보았습니다. 인쇄가 그렇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CSS로 해결되진 않겠지만, 역시 문제는 이 좋다는 XHTML 1.0을 준수해서 스킨을 만들만한 스킨 제작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XHTML 1.0 표준 준수의 핵심은 화면에 표시될 오브젝트의 배치에 대한 개념 변화와 페이지에 사용될 스타일 관리의 일원화입니다. 기술적으로는 훌륭한 개념이지만, 일반 사용자들의 진입장벽은 훨씬 높아졌습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호문클루스와 마찬가지로 스킨 제작자의 수가 급격하게 감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요한 것인 XHTML 1.0 준수 제작 가이드같은 것이 아닙니다. 좀 더 감성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기존 형식의 스킨과, 새로운 표준 준수의 스킨이 '매우 오랜' 기간 동안 공존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절대로 '기존 방식'으로 스킨을 제작하는 제작자들이 위축되지 않는 분위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준 준수 같은 기술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스킨 제작은 좀더 감성적인 시각에서 우연하게 대응해야 할 부분입니다.
2005/11/26 17:40 2005/11/26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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