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튠즈': 검색된 포스트 '4'건
- 2007/11/09 아이튠즈 (6)
- 2007/10/24 아이튠즈 스토어 (14)
- 2007/06/12 일부러? (12)
- 2006/02/10 퀵타임과 아이튠즈 - 왜일까요. (36)
'아이팟을 쓰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쓰고 있어'라고 이야기했지만, 어느새 커버플로우 쳐다보는 재미에 빠져 오른쪽 모니터를 한가득 메운 채로 음악을 재생하고 있어도 그냥 놔두기 시작한지 한참이 지났습니다.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사시사철 띄워 두는 프로세스들이 맘에 안들지만 자원을 그리 잡아먹는 것도 아니니 무감각해졌고, 글자가 좀 이상하게 찌그러져 나오는 것도 그러려니 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계정 등록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동으로 가져올 수 있는 엘범 커버도 따로 검색해서 넣어주는데도 익숙해졌지요. 하지만, 이 지랄맞게 느린 말도 안되는 스크롤 속도만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튠즈 새 버전에서는 대표적으로 한글 폰트가 아무걸로나 찌그러져 나오는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그거 외에 자잘하게 아이폰만 백업 가능하던 곳에 아이팟 터치도 백업되었다고 나오긴 하는데, 실제로 뭐가 백업됐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아이튠즈 새 버전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눈에 보이는 한글폰트 뭐 그런거 말고,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입니다. 바로 이전 버전에서는 마우스로 스크롤을 내리면 반응하는데 1초 이상은 걸렸던 것 같은데, 이번 버전에서는 마우스로 스크롤하면 약간의 딜레이가 있을 뿐 그럭저럭 참을만하게 동작합니다. UI가 튀어나오는 속도나, 커버플로우가 스크롤되는 속도도 꽤 개선됐습니다. 이쯤 되면 다른 회사에서 만드는 그럭저럭 비슷비슷한 음악 관리 프로그램과 비슷한 수준이 되었습니다. 물론 야미팟 같은 프로그램엔 여전히 어림 없는 속도입니다만. :(
이번 버전에 생긴 건지, 이전 버전에도 있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태그 정리하는 메뉴에 유니코드를 교정하는 메뉴가 있었습니다. 아이튠즈가 종종 일본어로 된 작곡가 디렉토리를 씹어버려서 노래가 어디론가 사라져 사라진 노래를 찾으러 아이튠즈 저장 디렉토리를 들쑤시고 다녀야 했습니다. 산산조각난 음악파일을 찾아 아이튠즈에 재등록하면 해결됐지만, 규칙적으로 음악파일이 목록에서 사라지는 건 꽤 귀찮았습니다. 그래서, 혹시나 이 메뉴를 누르면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까 해서 가지고 있는 모든 음악 파일에 적용했다가 망했습니다. ...... 어떤 규칙이든 있겠지만, 음악 파일에 입력된 정보를 아주 저세상으로 보내버립니다.
이게 일본어 파일만 보내버린 줄 알았더니 일부 영문으로 된 태그도 휘저어놔서 디렉토리가 아주 엉망이 돼버렸습니다. 명령을 실행하기 이전 백업으로 되돌리는 중인데, 하도 많은 태그를 휘저어놔서 음악 파일 디렉토리 전체를 복구하느라 시간이 걸리는 꼴을 보고 있자니 아까 속도가 빨라졌다며 잠시나마 좋아했던 기분은 취소. :(
다들 아시다시피, 디지털 음원을 구입할 수 있는 아이튠즈 스토어는 한국에서 영업을 하지 않습니다. 덕분에 아이튠즈 스토어에 의존하는 아이튠즈의 몇 가지 기능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튠즈 스토어에는 관심 끊고 있었는데, 아이팟 터치에서는 초기화면 구석에 아이튠즈 스토어가 달려 있어서 가끔 눈길이 갑니다. 아이튠즈 스토어를 실행하면 음원을 검색해볼 수도 있고, 음원의 일부를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가 국내에도 여럿 있지만, 제게는 거의 쓸모가 없었습니다. 음원을 판매하는 업체 역시 일단은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잘 팔리는 음원 위주로 진열되어 있고, 잘 팔리지 않는 음원은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일쑤입니다.
덕분에 보통 사람들, 설명하자면, 텔레비전도 보고, 요즘 유행하는 연예인이나 가수가 누군지도 알고, 광고에 나오는 웬만한 사람들의 이름을 줄줄이 꿰고 있는 사람 정도의 취향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난 취향의 음악을 온라인 음원 업체에서 구하는 것은 아주 어렵습니다. 또 그렇잖아도 mp3p 몇개 되지도 않는데 서로 음반 업체의 DRM을 지원하거나, 지원하지 않는 것에 따라 자신의 기기에서 재생이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음악을 천년만년 PC에서 들을 것도 아닌데 이런 제한이 걸린 음원을 사느니 어떻게든 시디를 구입하는게 더 나은 선택입니다. 리핑하기는 귀찮지만요. 여튼 이런 이유로 국내 음원 판매 사이트를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찾는 음원은 찾는 족족 나타나질 않았고, 재생을 위해 별 소프트웨어를 다 설치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빈둥거리다가 문득 아이팟 터치 초기화면에 있던 아이튠즈 스토어를 눌러봤습니다. 옆에 가격이 달러로 적혀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신용카드 등록하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카드의 국적에서 걸리더군요. [......] 근데 이게 생각보다 재미있었습니다. PC에서 아이튠즈는 워낙 사용하기 더럽게 돌아가기 때문에 최소한의 음원 전송 작업만 하고 즉시 꺼버립니다. 인간적으로 너무 무겁거든요. 그래서 아이튠즈 스토어를 구경할 일도 없었는데, 아이팟 터치에서 아이튠즈 스토어는 동시에 많은 엘범을 구경할 수는 없지만 부드럽고 빠르게 돌아갑니다. 음원을 검색할 수도 있고, 들어볼 수도 있습니다. 결정적으로, '보통 사람들'의 취향에서 꽤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음원들도 꽤 찾을 수 있습니다.
빈둥거리며 바깥에 쭈그리고 앉아 음원을 검색해 자켓을 구경하고, 샘플을 들어보는 건 꽤 재미나는 일이었습니다. PC용 아이튠즈에서 이러고 있었다면 화병으로 죽어버렸을 테지만, 꽤 잘 돌아가는데다가 샘플도 비교적 잘 나오고, 샘플을 검색하는 재미도 쏠쏠했습니다. 음반 가게에서 청음할 수 없는 음반을 앞에 놓고 침만 꼴깍꼴깍 삼키는 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랄까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아이튠즈 스토어가 한국에 들어와서 잘 될것 같지는 않지만, 이정도로 쾌적하게 음원을 구경하고 듣고 할 수 있다면 저는 꽤 호의적입니다. 물론, 여전히 PC용 아이튠즈로 음원을 구입하는 일 같은건 없겠지만요. :(
이 글은 스프링노트에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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