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검색된 포스트 '3'건

  1. 2007/05/01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 있나. (12)
  2. 2006/04/23  최고의 직업. (2)
  3. 2006/03/04  웹과 나의 정체성. (2)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 있나.

월요일 저녁. 회의 도중에 정말 무심코, 옆자리에 앉아있던 남박형의 귀를 꼬집어봤습니다. 남자에 관심이 있어 그런건 아니고,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내일 근로자의 날은 쉬라'는 말도 안되는 말이 팀장 입에서 튀어나왔기 때문입니다. 남박형이 말했습니다. '야 아퍼!' 회의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MSN으로 대화하던 사람들에게 반 농담, 반 진담으로 '이 빌어먹을놈의 회사는 쉬질 않아'라고 투덜거린 직후라서 그 충격은 더 컸습니다. 휴일에 제대로 쉬지 않고, 근무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 일단 비공개 테스트가 걸려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것도 있습니다. 자정이 다 되어 집에 갈 때, 사람들끼리 농담 삼아 '집에 간다'고 하지 않고, '잠깐 다녀온다'는 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주당 70에서 90시간 근무가 일상화되었습니다.

여튼, 긴가민가 하면서도 팀장이나 그 윗선 마음 변하기 전에 재빨리 도망가야겠고 마음 먹고 약속을 잡아 삼성동으로 향했습니다. 강남 주변에도 저녁 한 끼 먹을 곳 없을까마는, 어서 빨리 강남을 벗어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착해 포인트를 써서 교환해 둔 평일 영화 초대권 석 장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메가박스에 갔더니 오늘은이 포인트 소멸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게스트 서비스 데스크 앞에 굉장한 수의 사람들이 모여있었습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니 굉장하더군요. 여튼, 영화를 예매해 놓고 근처에 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밥을 먹다가 문득 얼마 전 개인적인 이유로 다니던 게임회사를 그만두었다는 어떤 사람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부부가 각자 게임회사에 다니다가 한 명이 일을 그만 두게 되었다는 모양인데, 그 이야기 끝에 문득 누군가 말했습니다. '냉정하게 이야기해서, 게임회사에 다녀서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 있는거야?'

저도 이 회사에 다니면서 비슷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바로 직전에도 게임회사에 다니면서 나이 먹어서까지 이 업계에 있을 수 있을지에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요즘 몸뚱이가 흔들리니 자연히 마음도 흔들리며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는데, 어제 저런 질문을 듣고 나니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밤부터 오전까지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보는 중입니다. 오늘은 직업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세 가지 역할과, 게임회사에 다니며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생각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직업은 개인에게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합니다. 일단, 직업이 가지는 사회 공헌이니 뭐니 하는그런 듣기 좋은 말은 집어치웁시다. 개인에게 공헌하지 못하는 직업은 사회적으로 쓸모가 있어도 의미가 없습니다. 직업은 먼저 개인의 현재를 지탱해줍니다. 현재란 다분히 금전적인 요소들로 구성됩니다. 현재,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히 금전적인 것입니다. 일을 해서 얻은 금전적인 요소들은 개인의 현재를 만들고, 유지할 수 있게 해줍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여러 가지 것들. 인간관계, 지식, 경험 등은 어쨌든 금전이 뒷받침되지 않는 이상 정상적으로 영위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둘째로, 직업은 개인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은 현재를 살아가지만 현재가 전부는 아닙니다.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렸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지만, 미래는 매 순간마다 다가와 현실로 바뀌기 때문에 언제나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직업이 개인의 미래에 하는 공헌은 크게 두 부분 정도로 나누어집니다. 하나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금전적인 부분, 다른 하나는 직업이 가진 비젼으로부터 나오는 자아의 성찰에 대한 것들입니다. 현재를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금전이라면, 매 순간 현실로 변하는 미래 역시 기본적으로 금전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거기에 직업이 가진 비젼을 통해 자아 성찰의 계기가 된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직업은 개인의 자아성찰의 기회와 대상이 됩니다. 둘째의 끝부분과 중복되는 감이 있지만, 무리해서 분리해 보았습니다. 최소한 제게 있어서 직업은 '나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한다'는 다분히 자기만족'적인 성향이 강합니다.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에 저주 나오는, '왜 이런저런 단점이 있는데도 그 일을 해?'라는 질문과 비슷합니다. 어떤 직업이 그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 현실도, 미래도 주지 못할지언정 그 사람에게 자기만족을 주고, 이를 통한 자아설찰의 계기를 준다면 그 나름의 의미는 있습니다.

그러면, 개임 게발자라는 직업은 위의 세 가지 역할을 만족하는가. 돌려 말하면,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은 위에서 생각해본 직업이 가지는 세 가지 역할 중에서, 현실과 미래에 관한 것입니다. 또, 직업이 개인에게 가지는 의미보다는 사회에 가지는 의미가 더 클 것입니다. 현실과 미래에 관한 것은 일단 금전적인 것입니다. 같은 업계에서 비슷한 직업을 가지신 여러 사람들에게 질문해 보았습니다. 회사가 자신에게 지불하는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 만족하는지, 어떤지에 대해서요. 금전적인 보상에 대해 만족하는 사람은 당연히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금전적인 보상에 대한 만족을 상대적으로 생각해보면 다른 직업에 대해 어느 정도 더, 혹은 덜 만족하느냐의 상대적인 만족 정도에 따라 절대적인 만족 정도를 가늠해볼 수 있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상당한 상대적 박탈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직업을 가지고, 이 업계에서 일하는 것이 자신의 현실과 미래에 기여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지금 이야기할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자기 만족. 별 감흥이 없는 결론일지도 모르지만, 이 일을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말하는, 이 직업을 가진 이유입니다.

제 경우를 돌아봤습니다. 일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에 있다는 것인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해하지만, 그 일을 지탱하기 위해 개인이 투입해야 하는 금전적, 개인적, 사회적인 희생은 생각보다 컸습니다. 이 일을 하기 시작한 몇 년 동안, 아침부터 밤까지 회사에 매달려 있었고, 책 한권 제대로 읽을 시간이 있었는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일에 필요한 전문서적 이외에, 상식이나 생각의 범위를 넓혀줄 수 있는 책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있는가, 혹은 취미생활에 제대로 투자할만한 시간은 있었는가, 혹은 이 일을 하는 사람들 이외에 친구들과 제대로 만나본 적이 있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결과만 이야기하면 일에 대해서는 더 많은 지식을 얻었을 수도 있지만, 일 이외를 생각하는 머리는 멈춰버렸고, 불규칙한 매일의 일정 덕분에 사람을 만나는 일도 쉽지 않았습니다. 거기에, 위에서 이야기한 현재와 미래를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 요소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자기만족. 어째서 이 일을 해 오고 있고, 앞으로도 웬만하면 이 일을 계속하기를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스스로 내린 결론. 이 일을 통해 현재를 지탱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일은 사실 자기 스스로에 달려 있습니다. 위에서 직업이 개인에게 가지는 세 가지 의미인 현실, 미래, 자아성찰에서 두 가지만 이야기하는 까닭은 이미 자기만족과 그로 인한 자아 성찰의 기회는 지난 몇 년 동안에 걸쳐 계속해서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직업을 통해 가장 얻기 어려운 것을 계속해서 얻고 있다는 점이 현실과 미래를 지탱하고, 준비하는데 있어 이 직업이 많은 부족함이 있다고 해도 계속해서 이 직업을 유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이 직업으로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하기로 했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이 직업으로 처자식을 먹여살리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이 직업을 그만 둬도 여전히 처자식을 먹여살릴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미 자아성찰의 기회를 얻었고, 남은 것인 자기가 어떻게 행동하느냐가 아닐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기왕이면 이런 고민 하지 않고 일해도 어느 정도, 적어도 '상대적인' 현실과 미래의 지탱과 준비가 가능했다면 더 좋았을텐데요. :(
2007/05/01 13:07 2007/05/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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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직업.

미국에서 최고의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보고는 상위 50위 안에는 어떤 직업이 있을지, 머니 매거진의 순위목록을 보았습니다. 한국사람의 시각으로는 전혀 이해되지 않기는 하지만, 어쨌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1위에 랭크되어 있더군요. 평균 보수는 가장 높은 편이 아니지만, 지난 10년간의 성장세가 매우 높은 축에 속하는 장래가 유망한 직업으로 분류되고 있었습니다. 뭐, 한국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에 대한 이야기야 모두가 알고 있을테니까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기로 하고, 문득 궁금해진 가장 많이 버는 직업과, 가장 미래가 밝은 직업이 궁금해졋습니다. 그래서 상위 50개의 직업과, 기타 166가지 직업을 모두 모아놓고 어느 직업이 가장 나은지 알아보기로 햇습니다.

먼저, 돈을 가장 잘버는 직업은 역시 최고경영자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잘나간다는 직업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약 5.2배의 보수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에, 평균적으로 가장 돈을 못 버는 직업은 부동산중개사로, 최고경영자의 10%에 해당하는 수입을 얻고 있네요. 자 그러면 여기서, 과연 기획자는 얼마나 돈을 받을까요. 당연히 기획자같은게 이 목록에 있을 리가 없지만, 그래도 억지로 비슷한 직업인 'Producer & Director' 로 찾아보면, 평균 수입 순위의 171위에 랭크되어 있군요. 어쩌면 그쪽도 한국과 상황이 별로 다르지 않은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

그러면, 지난 10년간 가장 많은 성장을 보인 직업은 뭘까요. 이 조사에서는 의료 보조인을 꼽았습니다. 평균 수입도 심상치 않군요. 최고의 직업으로 뽑혓다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의 2배에 가까운 수입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생이 이 계열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데, 기획자인 저보다 못법니다. . . . 미국과 한국은 꽤 양상이 다른 모양이군요. 헌데, 문득 리스트를 성장율로 정렬해놓고 맨 아래를 보니 나름 놀라운 직업이 나타나 잇었습니다. 성장순위의 216위에는 반도체 분야의 직업이 랭크되어 있었습니다. 성장율은 무려 '-7.5%'! 이 분야의 기존 성장세가 가파랐기 때문에 성장율의 둔화는 상대적인 것이고, 이곳에는 성장의 지속성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무척 놀랐습니다. 직업명을 찾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는데, 예제가 'In the next ten years, employment of semiconductor processors is projected to increase faster then the average for all other occupations.' 였습니다. [-_-]

참고로 별로 알아보고 싶지 않은 기획자의 성장율 순위는 88위. 이정도면 일단 감지덕지한걸로 해둘까요? 아. 순위매기는데 쓴 엑셀파일을 함께 넣어둡니다.

머니 매거진에서 조사한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직업 50위의 목록입니다.

자동네에서는 소프트웨어엔지니어가 최고랍니다 -_-;

jobs.xls

직업 목록입니다. 기본은 알파벳 순으로 정렬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Producer'를 기획자로 보긴 좀 뭣합니다만, 그냥 대강 넘어가주세요 orz
2006/04/23 01:47 2006/04/23 01:47

웹과 나의 정체성.

한동안 웹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심을 많이 가진 적이 있었습니다. 이런 서비스나, 이런 기능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그때는 기획에 대해서 별다른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기능 명세를 적어둔 다음에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 간단한 서버 사이드 스크립트를 이용해 비교적 간단히 그런 기능들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그 후에는 한동안 스크립트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과 고민을 투자했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잠시 웹쪽의 직업을 가지기도 하고, 불미스러운 일도 겪고 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있던 어떤 회사에서 임금 체불을 견디다 못해 회사를 옮겨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는 웹쪽에 관심을 가지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시작한 일은 온라인 게임의 시스템 디자이너입니다. 시스템 디자이너라고 하니까 뭔가 거창한데, 그냥 잡부급 기획자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획자라고 하면 크게 창의적인 영역에 가까운 기획자와, 구현의 영역에 가까운 기획자로 나눌 수 있겠는데, 저는 후자에 더 가까운 편입니다. 물론 목표는 전자이지만, 아직은 후자에서 배울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튼, 이쪽에서 일을 하다 보니, 묘하게 인터넷 비즈니스와 유사한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서비스의 기획, 구현, 테스트, 런칭, 사후관리에 이르는 많은 요소들이 웹을 중심으로 하는 인터넷 비즈니스와 닮아 있었고, 한동안 단 몇줄의 기능 명세를 놓고 고민한 것들이 전혀 다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경험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여전히 웹쪽의 인터넷 비즈니스에 대해서 지금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것은 나름대로 새로운 고민거리를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스스로의 정체성입니다. 사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같이 되자는 꿈에 조금이나마 근접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이쪽에 나름 고민해 보자고 생각했는데, 계속해서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심을 가져도 괜찮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비즈니스에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 자신을 보면서, 왠지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스스로에게 충실하지 못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고민의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고민 끝에, 인터넷 비즈니스는 온라인 게임이라는 미디어를 포괄하는 개념이고, 어느 쪽에 관심을 기울인다고 해도 결국에 가서는 어떻게든 도움이 될 거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만, 기능 명세를 들고 직접 웹 스크립트를 구성하려고 바둥거리는 일은 가급적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크립트를 구성하는 일은 코드를 만드는 일에 능숙하신 분들께 맡기고, 아마도 저는 기능 명세를 적은 종이쪽지를 기획서 비슷한 것으로 만드는 일을 주로 하게 되겠지요. 이쪽이 스스로에게도, 스스로의 목표에도 더 충실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짤방

2006/03/04 22:25 2006/03/04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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