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검색된 포스트 '3'건

  1. 2007/05/30  안돼!! 이 떡밥은 내꺼야!! (23)
  2. 2006/10/30  낚시의 목적. (15)
  3. 2006/09/13  지하철 낚시. (2)

안돼!! 이 떡밥은 내꺼야!!

근래 약 1년 정도는 회사와 집을 전전하며 아침햇살 받으며 출근해 새벽별을 보며 퇴근하고, 주말도, 휴일도 없이 회사에만 매달려 있었더니 인간관계 엉망 되고 머리로 생각하는것도 힘들어지고 집안도 엉망 되고 하는 무미건조한 일상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공개 테스트를 시작하자마자 몇 년 동안 느낄 스릴과 서스펜스를 한 순간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오랜 기간 동안 무미건조한 생활을 해 온 것에 대한 댓가일까요. 게임회사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공개 테스트이기도 하고, 운좋게 개발 초기 팀 세팅 단계에서 시작해 공개 테스트까지 지켜본 게임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생각이 듭니다. 그런 여러 가지 생각 중에, 오늘은 '낚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말단 개발자들은 일정을 조절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관리자들이 개발팀을 파악하고 만들어 준 일정에 따라야 합니다. 때때로 그 일정이 지나치게 빡빡하다면 인력을 쥐어짜서라도 일정을 맞춰야 하는데요, 말단 개발자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현실적인 일정이 제시된다면 그 안에서 최선을 다해 개발에 집중하겠지만, 비현실적인 일정이 제시된다면 일단 일정까지 되는데까지 해놓고 나머지는 일정 이후에 만들 수밖에 없다는 자세로 일하게 됩니다. 계획은 마감 이전에 할 일과 마감 이후에 할 일로 나눠지고 마감일의 게임은 불완전한 상태로 공개됩니다. 그걸 알고 있으니까, 상당한 사고가 터질 것을 예상하고 안정화까지 달려보자는 마음가짐으로 공개 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달려온 것 처럼요.

그런데, 이번 테스트를 하면서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이 움직이는 건 온라인이나 오프라인이나 똑같다는 겁니다. 무슨 이론인지는 잘 기억나지 않지만, 집단에 속한 사람의 수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멍청해진다는 이론인데요, 한 두명의 사람을 속이는 것은 꽤 어렵지만 많은 사람을 속이는 것은 정말 간단합니다. 경험치 버그가 터졌다는 소문이 퍼졌는데, 이런 상황이 되면 사람들은 불안해합니다. 자신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가지는 않지만, 누구누구는 광랩을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이 때 사람들을 간단히 선동할 수 있습니다. 아무 게시판에나 이런 글을 남기면 됩니다.

"경험치 버그로 벌써 70레벨 된 사람도 수두룩하데요. 영자들 완전 ㅆㅂ임"

사람들은 글의 진위여부 같은건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이든 거짓이든 일단 자신이 느끼고 있는 불안감과 게시판에서 읽은 근거 없는 말에 순식간에 현혹되어 '그래 영자들 개발은 안하고 하이킥 보러 갔다며?' 같은 소문이 순식간에 퍼집니다. 누구누구는 이미 만랩이라더라~ 라든지, 누구누구는 이미 아이템베이에서 크게 한몫 챙겼다느니 하는 이야기들이 기정사실화됩니다. 이들 중에는 진짜 인증샷이 달린 이야기도 있으니까 무조건 믿지 않는 자세도 문제는 있지만, 출처가 불분명한 수상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한번쯤 자기 머리로도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게임 이름이 붙은 그럴싸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대화방 스크린샷과 함께 레벨 만랩 찍은 사람이 나왔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업 부서에서 헐레벌떡 문제를 확인하라며 요란법석을 떨고, 그 소리를 들은 저 역시 순간 움찔 했지만, 떠돌아다니는 버그에 대한소문의 상당수는 낚시에 불과했습니다. 누구누구는 레벨이 벌써 수십이라더라. ... 거기까지 올라갈 경험치 테이블이 없는데 무슨 수로 거기까지 올라갈 것인가. 사실 화장실에서 일보며 그런게 가능할지 생각해봤지만, 어떻게 해도 불가능한 거고, 실제로 DB를 까봐도 그런 사람은 없었습니다. 유저들은 자기들끼리 헛소문을 퍼드려가며 스스로 현혹된 다음, 그 스스로를 정당화시키고, 그럴싸한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이참에 자신의 지명도를 올려볼까 하며 근거 없는 소식을 만들어내고, 거기 낚인 사업 부서 사람들은 헐레벌떡 달려와 운영 부서와 개발 부서를 들들 볶고. 이쯤 되면 '유저들은 스스로 판단하지 않는거야?'란 의문이 생길 만도 합니다.

목 위에 머리 달렸고, 머리에 대강 눈코입귀 달려있으면 웬만하면 자기 머리로 판단하는 습관을 들입시다. 안 그러면 서로 피곤하지 말입니다.
2007/05/30 21:03 2007/05/30 21:03

, ,

낚시의 목적.

이상하게 기분나쁜 제목의 글. 이 글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단 제목이 기분나쁘다는게 있을테고, 덕분에 메타 사이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이번에도 몇몇 메타 사이트의 인기글 목록에 올라가 버렸는데요, 각각의 메타사이트로부터 유입되는 방문자 수를 보니 메타사이트들이 갈 길은 아직 먼가봅니다. 인기글에 올라가 있는 글의 노출빈도가 상상 외로 저조하더군요. 마지막으로, '파닥파닥' 태그를 달고있습니다. 네. 맞습니다. 낚시글입니다.

언제나 이야기하기 골때리는, 그리고 제 배알이 좀 꼬이는 사안에는 노골적인 제목을 달아 놓고 '파닥파닥' 태그를 달아 놓습니다. 위의 '파닥파닥' 태그 링크를 눌러보시면 알 수 있지만, 이 태그를 달아놓은 글 대부분은 특별히 노골적인 제목과, 상대적으로 더 '까대는' 내용이 주를 이룹니다. 파닥파닥 태그를 단 낚시글 제목을 노골적으로 만드는건 그렇지 않으면 아무도 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단 제목을 노골적으로 만들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나면 내 의견을 멀리멀리 퍼뜨리기 훨씬 쉬워지니까요. 같은 '파닥파닥' 태그를 단 구글을 까댄 '사실 별 것 없다' 같은 이야기도 보다 점잖은 제목을 택했다면 아무도 읽지 않았을 거고, 상대적으로 내 의견을 말하는 의미도 적었을 겁니다. 그런 이유로 노골적인 제목을 사용하는 '파닥파닥' 태그를 단 글을 만듭니다.

하지만, 꼭 그런 의미를 가진 것만은 아닙니다. 파닥파닥 태그를 붙인 글에는 처음에는 노골적인 제목에 대한 반감을 가진 답글과, 글 내용과는 연관이 없는 답글로 가득찹니다. 특히 후자는 글을 읽지 않고 답글만 읽은 다음 답글을 다는걸로 추정되는,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답글들입니다. 바로 이전 낚시글을 봐도, 아무도 'FF 유저들의 유희'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자기 편한대로 내용을 편집해 읽은 다음, 자기가 편집한 내용 대로 '불가능한, 그리고 의미 없는 반박'을 하지요. 하지만 조금 시간이 지나면 전체적으로 적당히 밸런스가 맞는 답글이 만들어집니다. 나중에 답글을 읽어 보면 어떤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대략 자기 의견이 어느 정도에 속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균형이 맞게 됩니다.

가끔가다가 '파닥파닥' 태그를 단 이야기를 쓸 겁니다. 계속해서요. 여러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기분이 좋건 나쁘건, 생산적이건, 빈정거리는 걸로 끝나건, 의견을 이야기할 겁니다. 이게 생산적이건 말건 몽땅 시간이 지나면 가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낚시성 제목을 쓴 글을 만들 거고, 이전 낚시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저 역시 결국에는 균형이 잡히는 답글들을 보고 제 생각을 정리할 수 있고, 혹시 시간이 지난 다음 글을 보시는 다른 분들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

2006/10/30 01:07 2006/10/30 01:07

,

지하철 낚시.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꽤 머리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침에 지하철을 타러 역으로 내려갈 때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열차가 왔는지 안 왔는지는 사실 역사에 울려퍼지는 소리를 들으면 알 수 있지만 어느쪽 플랫폼에 들어왔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열차가 들어올 때 열차의 행선지를 이야기해 주지만, 그 타이밍에 정확히 그 소리를 듣는 건 이제 막 개찰구를 통과한 사람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제가 지하철을 타는 역은 지하 1층에 개찰구, 지하 2층은 대합실, 지하 3층에 플랫폼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하 2층 대합실쯤 가면 어느쪽으로 가는 사람들이 뛰는지 지켜본 다음 어느 쪽에 열차가 들어왔는지를 추측하지요. 멋지네요.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꽤 머리가 나쁜 것 같습니다. 소리가 사방으로 반사되어 열차가 어느쪽 플랫폼에 들어왔는지 눈치채는게 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귀에 꽂고 있는 이어폰을 뺀다면 알이죠. 어느날 아침, 열차가 들어오는데, 보니 제가 탈 쪽 플랫폼에 열차가 들어온 모양이었습니다. 황급히 지하 2층 대합실로 뛰어내려가다가, 문득 뒷사람들 모두의 시선이 제 뒤통수에 꽂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렇습니다. 마침 맨 앞에 있던 제 뒤를 따라오던 모든 사람들은 제가 어느 방향으로 뛰느냐에 따라 뛸 사람, 한 뛸 사람을 결정하려는 순간입니다.

이 중요한 순간에 한가지 결단을 내렸습니다. 십수명의 사람들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권한이 제 손에 쥐어져 있는 겁니다. 잠시 생각한 다음, 아직 열차까지 걸어가기에 충분한 순간이라는 사실을 기억해냅니다. 이제 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했지만, 문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리니 말이지요. 그래서 저는 걷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한 방향으로 걷기 시작하자 제 뒤의 사람들 일부가 동요하며 반대쪽 플랫폼으로 달려갑니다. 그러니까, 그쪽에 들어온 열차가 아니라구요.

그렇게 어슬렁 어슬렁 걸어가 마지막 계단을 밟을 때 쯤 상황을 눈치챈 사람들이 제 뒤로 달려왔습니다만,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사뿐한 발걸음으로 열차에 올라타고 문이 닫힙니다. 그리고 차창 너머로 사람들이 달려오는 모습이 보이네요. 열차는 천천히 움직이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낚았다!'

그날 다른 역에서 환승하려다가.

2006/09/13 19:19 2006/09/13 19:19

, ,

[요즘에 쓴 글] [예전에 쓴 글]

(C)Milfy / neoocean.net, milfy@neoocea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