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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회사 서비스에 개발 정보를 위탁하는 일의 위험은 과장되어 있을 수 있다

마감 시즌에 퍼포스에 제가 편집해야 할 바이너리 파일을 다른 사람이 익스포트했다는 메시지를 보고 잠시 기다렸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작업을 끝내고 익스포트를 풀겠지만 데이터 마감이 코앞이라 기다리는 시간도 아까웠을 뿐 아니라 저 말고도 이 파일을 노리고 Ctrl+E 를 연타하는 사람이 있을른지도 몰랐습니다. 슬랙으로 말을 걸어 파일을 다 쓰고 나면 메시지를 달라고 타이핑을 했습니다. 바이너리 파일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그냥 xlsx 파일일 뿐이었습니다. 문득 당연하게도 이 파일은 구글 스프레드시트 같은 곳에 올라가 있으면 이따위 짓거리를 할 필요 없이 그냥 파일을 열고 다른 사람이 작업을 하든지 말든지간에 그냥 내 할일을 하면 됐을 겁니다. 하지만 이 파일은 굳이굳이 회사의 로컬 네트워크에 있는 서버에 있었고 구글 스프레드시트 같은 흔해빠진 도구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다른 프로그래머분과 이 이야기를 하다가 구글 스프레드시트가 편리하다는 것도 알고 이를 도입했을 때 생길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개발 데이터의 일부를 다른 회사에 위탁하는 것이 과연 안전한가 하는 이야기로 넘어갔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개발 데이터를 다른 회사 서비스에 위탁할 때 감수해야 할 위험성이 실제보다 훨씬 과장되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구글 스프레드시트를 도입해서 개발 데이터가 세계 어딘가의 구글 서버에 올라가 있다고 합시다. 대신 우리는 거의 무한히 동시작업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바보같이 슬랙에 파일 체크아웃 좀 풀어달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고 또 전통의 개발환경에 통합하기에도 무리가 없습니다. 아마 개발환경의 요구사항 거의 대부분을 충족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전통의 개발환경에 익숙한 분들의 익숙한 걱정을 하나 늘려줄 수도 있습니다. 아무래도 개발 데이터가 구글 서버에 있다는 그 이루 말할 수 없는 거북한 느낌과 비슷한 그 무엇이 아닐까 합니다.

이 주제에 대해 좀 더 이야기를 나눠보면 대부분은 보안 걱정입니다. 데이터가 다른 회사 서버에 있으니까 보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겠느냐 하는 건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가령 지라를 쓴다 칩시다. 거의 대부분은 로컬 네트워크에 설치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구입한 다음 로컬 네트워크에 있는 서버에 설치해 사용할 겁니다. 네트워크 접근권한과 지라 자체의 권한설정에 의한 보안이 유지됩니다. 종종 서버 운영체제나 지라 소프트웨어의 버전이 오를 때마다 누군가 직접 관리해주지 않으면 순식간에 위험해질겁니다. 또 로컬 네트워크에서 운용되므로 딱히 통신을 암호화하지도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경험으로는 아무도 암호화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같은 소프트웨어를 아틀라시안으로부터 호스팅 받아 사용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서버, 지라 소프트웨어 자체의 업데이트에 대해 완전히 신경 끌 수 있고 통신이 암호화됩니다. 전자의 경우 이미 뚫려있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는 로컬 네트워크가 뚫리고 나면 누군가의 권한을 흉내내는건 난이도가 낮은 일이지만 후자는 그렇지 않습니다.

구글 스프레드시트와 지라 이야기를 했지만 다른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는 AWS 등을 통해 개발과 서비스 인프라 자체를 다른 회사에 위탁하는 시대가 되기도 했고요. 개발 데이터를 다른 회사에 맡기는 일은 실제보다 위험이 과장되어 있을 뿐 아니라 직접 데이터를 관리할 때 생기는 위험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 2017-10-20 21:51 · 2017-10-20 21:53 · neoocean

스트라바 누적고도 이해하기

뻥고도

자전거를 타다 보니 '스트라바 뻥고도'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특히 가민 기계에 충성도가 높은 사람일수록 이런 말을 할 가능성이 높은 것 같기도 합니다. 스트라바 뻥고도는 같은 구간을 달릴 때 스트라바 쪽 누적고도에 더 큰 숫자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합니다. 똑같이 두 사람이 같은 고개를 넘었는데 가민 기계로 측정한 쪽의 누적고도가 400미터인데 스트라바로 측정한 쪽의 누적고도는 450미터쯤 되는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대체로 같은 장소의 오차율은 비슷한 편이고 장소에 따라 오차율 편차가 큰 편입니다. 스트라바쪽 누적고도가 오히려 낮게 나오는 일도 자주 일어나지만 누적고도가 내려가는 경우보다는 올라가는 경우에 더 민감하기 때문에 뻥고도라는 말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잘못된 설명

차이가 생기는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하는 글을 몇개 봤는데 위에 이야기한대로 가민 기계에 충성도가 높은 사람들이 쓴 글이라서 그런지 스트라바쪽의 측정 방법은 잘못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은 제가 찾아본 글 전부 다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가민 기계는 기압 기반으로 고도 변화를 측정합니다. 이 방법은 실제 주행한 상대 높이 차이를 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습니다. 가령 해발 0미터로 초기화한 곳에서 여러 사람이 해발 832미터까지 올라간다면 거의 모든 사람의 기계에 같은 누적 고도가 표시됩니다. 반면 스트라바는 스마트폰에서 동작하는 범용 소프트웨어인 관계로 특정 하드웨어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고도를 측정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스트라바의 누적고도 측정 방법을 잘못 설명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GPS 신호에 의존해서 고도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오차가 많을 수밖에 없어 뻥고도 현상이 발생한다는 겁니다. 어쩌면 몇년 전에는 맞는 설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지금은 아닙니다.

스트라바의 고도 측정 방법

스트라바는 GPS 신호에 근거해 고도를 추정하기는 합니다만 이 값을 그대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위도와 경도에 해당하는 지점의 고도를 스트라바의 베이스맵으로부터 가져옵니다. 베이스맵은 이론상 모든 위도와 경도에 해당하는 고도값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행을 마친 다음 GPS 데이터를 업로드하면 각 좌표의 고도정보를 베이스맵으로부터 가져와 누적고도를 계산해 표시합니다.

문제점

단 스트라바의 베이스맵은 위성사진과 각 국가의 공개된 지리정보에 기반하므로 지형 자체의 고도에 오차가 크지 않더라도 지형 위에 건설된 인공물의 고도는 오차가 생깁니다. 가령 V자형 계곡을 여러번 가로지르는 평평한 도로를 달리고 나서 스트라바 베이스맵에 기반해 고도를 보정하면 내가 달린 도로는 경사도가 낮은 평평한 도로였지만 베이스맵 상에 내가 지나온 궤적은 V자형 계곡을 여러번 가로질러 누적고도가 크게 나올 수도 있습니다. 저희 집에서 멀지 않은 고개 하나는 계곡은 아니지만 오차가 꽤 크게 나기도 했습니다.

완화

스트라바는 전 세계로부터 들어오는 기압계 기반의 고도정보를 바탕으로 베이스맵을 수정하고 있고 지금도 고도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고 생각되는 구간의 베이스맵 수정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기압계 기반의 문제점

스트라바에 대한 이야기를 했으니 이번에는 기압계 기반 기계에서 생기는 문제점을 잠깐 이야기해보겠습니다. 기압계는 상대고도를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하지만 장거리를 달릴 때 기압 차이가 큰 지역을 지나가면 갑자기 큰 오차가 생깁니다. 전체적인 고도의 궤적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기압차가 큰 지역을 지날 때 평균고도가 갑자기 1000미터씩 차이가 생깁니다. 가령 직전까지는 해달 200미터쯤 되는 구간을 지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해발 1200미터쯤 되는 곳을 달리는 식입니다. 중간에 크게 변하는 고도차를 제외하면 상대고도는 여전히 정확한 편입니다만 장거리를 달릴수록 이런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

  • 가민 기계: 기압계 기반의 고도 측정. 정확한 상대고도 측정, 장거리에 기압차 생기는 구간에 큰 오차.
  • 스트라바: GPS 좌표에 해당하는 베이스맵의 고도정보에 근거해서 측정. 인공물에 의한 고도변화에 취약, 인공물 데이터를 반영한 베이스맵 수정 요청 가능.
· 2017-10-15 20:14 · 2017-10-15 20:14 · neoocean

대화 창구를 불태우기

카드 만기

한 백화점에서 카드를 만들었습니다. 이 카드로 뭔가를 결제할 가능성은 낮았지만 이 카드를 만들어놓으면 일정 시간동안은 주차요금을 면제받을 수 있다는 점에 카드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백화점에서도 비슷한 생각을 했을겁니다. 다들 메인으로 사용하는 카드가 있지만 뭔가 실제로 쓸모가 있는 - 소비패턴을 억지로 바꿔야만 보상을 주는 그런 거 말고 - 혜택을 부여해서 카드를 발급해놓으면 하다못해 식품코너에서 군것질하는데라도 사용할 수 있을 겁니다. 이 카드는 비슷한 용도로 사용되었습니다만 일이 바빠지면서 주말에 백화점에 갈 일이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만기가 지난 것도 몰랐습니다. 얼마 전에 백화점에 갔다가 주차정산이 제대로 안되는 상황을 겪고 나서야 카드가 더이상 유효한 상태가 아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기 안내를 받지 못함

이상했습니다. 하다못해 통장에 연결된 체크카드조차도 휴가를 쓰고 집에서 자고 있는 사람을 깨워 '잠깐이면 되니까 연장하시라'라고 귀찮게 물고늘어지는 바람에 짜증을 내며 “아 쫌 그냥 놔두시라고요” 라고 해놓고 전화를 끊어버린 적도 있는 마당에 아무 연락도 없이 카드 만기가 지나도록 방치했을 거라고 예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예상한 시나리오는 당연히 카드 만기에 도달하기 몇 달 전에 카드를 재발급하거나 선연장하도록 전화나 문자메시지 같은 것을 통해 제게 연락을 해 오는 겁니다. 하지만 카드는 조용히 만기가 지나갔습니다. 혹시 백화점 주차장이 포화상태라 더이상 무료 주차를 제공하지 않으려는 계획의 일부분이었을까요?

대화 창구를 불태우다

원인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았습니다. 백화점이 무료 주차를 더이상 제공하지 않기 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아마도 백화점에서는 매뉴얼대로 제게 연락을 해왔을 겁니다. 다만 제가 그 전화번호를 차단해놔서 연락을 못 받은 것 뿐이었을 겁니다. 카드를 발급하면서 처음 몇번인가는 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유의미한 정보를 보내왔습니다. 어느 코너에서 얼마를 썼다, 어떤 쿠폰이 있으니 쓰시라 하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얼마 후에는 매장 별 행사정보를 보내오기 시작했는데 관심분야에 관계 없이 아무 매장의 할인정보가 아무렇게나 늘어서 있었습니다. 아무때나 날아와 집중을 깨는 메시지를 한동안은 바라보다가, 또 한동안은 그 번호로부터 온 메시지를 꺼놨다가 끝에가서는 번호를 차단해버렸습니다. 카드 사용내역이야 이메일로 날아올테고 그 외에는 모두 스팸에 가까웠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난 끝에 카드 유효기간이 다가온다는 연락을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손해와 책임

주차요금 문제를 겪은 다음 카드가 만료됐음을 알게 됐고 그 문제로 담당 코너를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을 사용하면서 결국 제가 내린 의사결정에 의해 손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백화점이 제게 연락해오는 대화 창구를 불태워버린 것은 바로 저 자신이니까요. 광고문자를 꼬박꼬박 받아보기라도 하는 건데 그걸 안 하려다가 그만 재발급에 시간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대화 창구를 먼저 불태운 것은 내가 아니라 백화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정보를 전달하는 창구인 것처럼 포장했지만 100시간이 채 지나기 전에 내가 아무 관심도 없는 매장의 할인정보를 시도때도없이 보내오기 시작했으니까요.

결국 뻔한 이야기

필수정보 전달 창구와 마케팅정보 전달 창구를 분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더 많습니다. 장기적으로 이들을 분리하지 않으면 잠재기회를 쉽게 날려버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백화점의 대화 창구에 기대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필수정보와 마케팅정보를 전달하는 창구를 구분하는 것, 다른 하나는 후자를 개인화하는 것입니다. 하다못해 가입 서류에 관심분야를 체크하는 부분도 있는데다가 내가 거기서 뭘 사는지 몇 개만 보면 내 연령대와 성별인 사람이 어디 관심있어할지를 짐작하기는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정리

  • 필수정보 전달 창구와 마케팅정보 전달 창구를 구분해야 한다.
  • 마케팅정보는 개인화되어야 한다.
  • 주차제공이 뭐라고 카드를 다시 만들고 말았다.
· 2017-10-15 19:45 · 2017-10-15 19:45 · neoocean

후잉에 거래 기록하기

'후잉'은 가계부 서비스입니다. 꽤 여러 해 전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꾸기 전에 사용하려고 시도했다가 생각대로 되지 않았고 그리고 다시 몇 년이 지난 다음부터 사용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다시 또 꽤 오랫동안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카드 사용내역이나 통장내역을 각각의 카드사나 은행으로부터 직접 긁어다가 자동으로 입력해주는 서비스도 있지만 수동으로 거래를 입력하는 재미가 나름 쏠쏠하고 또 계정 간에 비용을 나름의 방법으로 입력할 수도 있어 다른 서비스로 옮길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또 방금 이야기한 '나름의 방법'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사용자가 아주 많은 것 같지도 않고 또 제작자가 돈을 많이 버는 것 같지도 않습니다. 혹시 망하면 어쩌나 하고 장기간 유료 결제를 해놨습니다만 걱정스럽긴 합니다. 어쨌든 굉장히 마음에 드는 가계부 서비스입니다.

헌데 이 서비스를 다른 분들께 소개하려고 보면 좀 애매한 구석이 있습니다. 저는 사실 복식부기가 뭔지 잘 모릅니다. 다만 가계부 항목을 기록할 때 일관된 지출항목과 일관된 지불수단을 통해 기록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요구사항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이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기록 방법이 복식부기라는 것을 아주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후잉을 소개할 때 후잉 웹사이트의 도움말에 나와있는 대로 복식부기방식의 가계부라고 소개하면 십중 십은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사용은 고사하고 더이상 흥미를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굳이 복식부기라는 말을 꺼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위에서 이야기했다시피 일관된 지출항목과 일관된 지불수단을 통해 수입과 지출을 기록한다는 요구사항을 만족하는 가계부 서비스이고 이렇게 기록한 덕분에 수입과 지출의 흐름을 잘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일 뿐입니다. 또 왼쪽, 오른쪽 같은 개념이 복잡해보이지만 실상 기록하는 기본 시나리오는 다음 두 가지 뿐입니다.

  • '이런 항목에 돈을 씀', '이 지불수단을 통해 지불함'
  • '이곳으로 돈이 들어옴', '이런 이유로 돈이 들어왔음'

그런데 막상 후잉에서 거래를 입력하려고 도움말을 눌러보면 일단 복식부기 소개부터 하고 있는 겁니다. 마치 운전을 배우러 갔더니 4행정기관 엔진의 구조와 동작원리부터 설명한다는 느낌입니다. 굳이 복식부기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거래를 입력할 수 있고 일단 거래를 입력하기 시작하면 이 서비스릐 장점을 알아갈 기회가 충분합니다만 시작부터 무서운 복식부기와 왼쪽, 오른쪽 이야기부터 꺼내다 보니 오히려 필요 이상으로 당장 저녁먹은 거래 기록을 남기고 싶은 나와는 거리가 먼 무시무시한 서비스처럼 느껴지도록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론

  • 후잉은 추천할만한 가계부 서비스입니다.
  • 환경설정에 통장, 현금, 카드 등의 항목을 등록한 다음,
  • 다음 두 가지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거래를 입력해 사용합니다:
    • '이런 항목에 돈을 씀', '이 지불수단을 통해 지불함'
    • '이곳으로 돈이 들어옴', '이런 이유로 돈이 들어왔음'
  • 복식부기 어쩌구 하는 건 나아중에 관심을 가져도 됩니다.
· 2017-10-10 21:34 · 2017-10-10 21:35 · neoocean

버스 무정차 개선 제안

최근에 내린 결론은 버스 기사들은 정류장에 그다지 멈추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혹은 정류장 하나를 그냥 통과할 때마다 추가 수당을 받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까지 정류장을 무시하고 지나갈 충분한 이유를 도저히 생각해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런 이유는 아니라는 것도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정류장에서 아예 한 차선 바깥에서 나를 완전히 무시하고 지나가는 버스를 바라보며 이렇게까지 그냥 지나가야만 하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분명 뻔한 이유는 있을 겁니다. 길이 막혀서 정해진 시간을 준수할 수 없거나 조금이라도 빨리 도착하면 빨리 도착한만큼 더 쉴 수 있다거나 하는 이유일 겁니다. 막 무정차 통과하는 버스 뒤통수를 바라보며 느끼는 감정의 끝자락에서라면 저놈을 끝까지 추적해서 가만 두지 않을 생각도 들지만 그런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리라는 것도 알고는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강남대로 중앙차로 정류장에서조차 몇 번이나 겪은 무정차를 또 겪은 김에, 또 이제는 민원을 넣을 기운조차 없는 김에 이 망할놈의 무정차 현상을 개선할 방법을 그 다음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 해봤습니다.

이번 정류장에 멈출지 미리 알 수 있다

버스에 타고 있다가 내릴 때가 되면 벨을 누릅니다. 벨을 누르면 버스 기사는 이번 정류장에 멈춰야 한다는 사실을 미리 알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려다가 정류장에 서 있는 사람이 예상보다 강하게 손을 흔들거나 이미 정류장을 거의 지나친 상황에서도 끈질기게 버스를 쫓아온다면 어쩔 수 없이 예정에 없고 마음에도 없는 정차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정에 없었기 때문에 계획대로 정차할 때보다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고 맙니다. 버스 안에서 벨을 누르면 미리 정차를 준비하므로 예상 밖의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버스 밖에는 벨이 없고 버스 밖에서 이 정류장을 향하는 기사에게 미리 정차를 계획해서 예상 밖의 시간 소모를 줄여달라고 힌트를 줄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봤습니다. 버스 밖에서 미리 벨을 누른다면.

버스 밖에서 미리 벨을 누르는 방법 제안

1. 버스정류장에 버스 번호 별로 벨을 달아둔다

실현 가능성에 강한 의문이 있지만 일단 개념을 설명하기 위한 제안입니다. 각 버스 정류장에 버스 안에 달린 것과 비슷한 벨이 늘어서 있습니다. 각 벨은 이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 번호 하나에 대응합니다. 정류장에 도착하면 타려는 버스 번호의 벨을 눌러둡니다. 그러면 이 정류장에 도착할 버스에게 내릴 사람이 없더라도 미리 이 정류장에 정차해야 함을 알려줍니다.

환경에 취약한 벨, 벨을 누른 사람의 마음이 바뀜, 누군가 모든 벨을 누르기를 반복함 등의 문제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바로 두 번째 제안으로 넘어갑니다.

2. 스마트폰 앱에서 정차할 버스에 벨을 누른다

무정차 버스 관련 민원을 여러 번 넣어보니 민원을 넣을 때마다 내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다 까야 하더군요. 기사에게 행정처분이 내려질 수 있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선된 적은 없습니다. 처리결과가 아예 없거나 운수회사에 내용을 통보했다는 정도로 회신이 올 뿐입니다. 혹시 내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포함해 운수회사에 보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더군요. 자. 그렇다면 반대로 내 전화번호를 까고 있다면 위에서 이야기한 필요 없이 정류장에 벨을 누른 다음 마음을 바꾸거나 모든 벨을 누르기를 반복하거나 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마트폰에 앱이 하나 있는데 이 앱은 내가 지금 서 있는 정류장과 정류장에 도착할 버스를 검색할 수 있습니다. 검색에는 당연히 GPS 등의 도움을 받을 겁니다. 그러면 여느 버스 도착 알림 앱과 비슷하게 이 정류장에 곧 도착할 버스를 표시하고 이들 중 하나의 '밸'을 누를 수 있습니다. 벨을 눌러두면 이전 제안과 같이 차내 단말기를 통해 이번 정류장에 정차해야 함을 버스에 미리 알려줍니다. 버스 도착 알림 시스템이 상당히 고도화되어있고 차내에도 상당히 고도화된 단말기가 배치되어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기존 하드웨어 인프라에 작은 변경을 통해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유료화 방안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예상하지 않습니다. 만약 민간의 누군가가 이런 서비스를 시도한다면 벨을 1회 누르는데, 혹은 1개월 단위의 구독 모델을 통해 돈을 지불할 겁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은 제가 겪는 무정차 문제를 겪지 않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무정차 문제를 더 자주 겪는 근본적인 이유는 시력 때문인데 다른 사람들은 200미터 밖에서도 버스 번호를 식별하고 미리부터 온몸을 동원해 버스를 멈출 수 있지만 저는 50미터 이내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런 서비스가 있다면 구독하지 않고 무정차를 계속해서 겪으려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론

  • 버스 무정차 근절 제안: 스마트폰에서 현재 정류장에 정차 예정인 버스의 정차벨을 누르는 서비스를 만든다.
· 2017-10-09 21:29 · 2017-10-09 21:30 · neooc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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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txt · 마지막으로 수정됨: 2017-10-10 21:44 저자 neoocean